교수 임용
친구가 교수가 됩니다. 그것도 어렵다는 국내 유명 대학 중 한 곳에 임용이 되었어요. 대학 동기이고 제가 2저자로 논문을 처음 출판할 때 1저자로서 함께해 준 은인이기도 합니다. 이 친구는 올해 박사 학위를 받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외국으로 포닥을 가지도 않고 바로 대학 교수로 임용되는 굉장히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정말 기쁘더라고요. 대학시절의 추억은 물론이고 연구 생활을 짧게나마 동고동락했던 친구가 좋은 결과를 얻으니 제가 다 신이 났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이 소식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걱정을 조금 하시더라고요. 친한 친구가 크게 잘 되었는데 제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노파심이었습니다. 웃으며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렸어요. 실제로도 부럽거나 질투 난다는 생각보다는, 성공가도를 달려 나가고 있는 멋진 사람이 가까운 친구라는 사실에 온전히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애초에 연구자의 길을 원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을 겁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행운이 있어 가능했을 축하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친구, 아니 교수님과 메시지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사무실을 뛰쳐나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축하한다, 잘 됐다는 말을 반복해서 전해도 여운이 가시질 않더라고요. 자기 밑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건 어떠냐, 회사에서 혹시라도 대학원을 보내주면 여기로 와라 등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즐겁더라고요. 이토록 기쁜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그 친구의 성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게 즐겁고 뿌듯했습니다. 다소 처져있던 저의 일상에 큰 활력이 되었어요. 참으로 감사하고도 즐거운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