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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 Aug 31. 2023

14kg 감량이 주는 의의

30대 여성 직장인이 건강한 삶을 시작하게 된 배경

14kg 감량.이라고 하면 무언가 무시무시한 것 같습니다.

사실 10대 초반 시절 이후로 20년 넘게 65kg ~ 72kg을 꾸준히 유지하던 평범한 여성이 2.5개월 만에 50kg대로 진입한 게 얼떨떨하기도 하네요. (통통이들은 살 빠져도 병 걸린 건지 걱정하는 걱정쟁이입니다.)


유지라는 단어도 조금 기분이 상하는 게, 나름대로 운동 및 다이어트를 꾸준히 했습니다. (그만큼 돈도 엄청 들긴 했네요) 물론 체중은 다시 돌아오거나 1~2kg 더 쪘지만요.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20년 넘게 다이어트를 하면서 실패를 했었고 지금은 다이어트보다 전반적으로 몸의 대사, 먹는 습관, 수면의 질 등에 신경 쓰다 보니 다이어트라는 단어로는 모든 것을 설명하기 어렵기도 해서입니다.


사실 '비만'만 문제였다면 이렇게 열심히 바이오 해킹을 하면서 공부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키가 조금 큰 편이라 60kg대는 과체중이지만 못 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작한 이유는 억울해서입니다. 


평소에 간식은 입에도 안 대고 하루 두 끼 내지 한 끼만 먹는 직장인인데도 체중은 우상향 중이며 허리, 고관절이 아프기 일쑤였고 여드름도 안 나던 피부에 20대부터 홍조 (주사)가 심했습니다. 매 달 원인 모를 편두통이 심하게 왔고 PMS(생리 전 증후군)이 심해서 해외 유학 시절에는 PMS 약을 달고 살았었네요. 거기에 부분 부분에 아토피도 같이 있어서 계속 치료 중입니다. 10대 때부터 위가 안 좋아서 수면내시경을 자주 했었는데 항상 그럴 때마다 문제는 없다고만 해서 답답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의사 선생님도 실제로 처음 본다는 혀 아래에 혹(하마종)이 생겨 수술도 했었네요.


그러다가 2년 전에는 자궁에 혹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되니 건강한 몸이라는 게 아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터져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때도 크게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수술 후 병원 신세 (2020년 겨울)


생각해 보면 10대부터 크고 작은 질병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생각되지만 약 20년에 걸쳐 생기는 문제들이라 엄청나게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렇게 아플 때마다 약으로만 치료했던 것 같네요. 지금처럼 기능 의학이라는 것도 몰랐고 두통엔 타이레놀이라는 공식이 국룰처럼 아프기까지 기다렸다가 약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술, 담배, 간식을 안 하고 일주일에 2번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고 매일 밤 10시에 숙면을 취하는 바른생활 직장인 입장에선 위 증상들을 꾸준히 겪는 다면 억울하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겠죠?


지금에서야 그 원인을 추적해 보니 모든 것이 '식습관'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조금씩 고치니 금방 몸에 있는 묵은 때(?)와 같던 체중도 빠지고 평소 힘들게 하던 위의 문제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놀랍게도요. 그래서 이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이유기도 합니다. 3개월 정도면 초기 임상 실험(?)은 잘 마쳤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식습관이 문제다.


사람은 하루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음식을 먹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풀고요.

저는 항상 음식을 '맛'과 '스트레스'에만 중점을 두고 먹었던 게 화근이었다고 봅니다.


1. ''을 찾으니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대부분이었고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칼로리가 높으니 나름 칼로리를 조절하고 싶어 하루 한 끼를 거하게 먹고 굶는, 나름 야매 간헐적 단식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 칼로리 양으로 보면 1500Kcal ~ 1800Kcal 정도였던 것으로 계산이 되는 데 일반 성인 여성이 정상적으로 섭취하는 칼로리입니다.(영양 성분 문제는 차치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야금야금 쪘던 것을 보면 칼로리 다이어트는 무용지물이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2. '스트레스'는 직장을 들어오고서 본격적으로 체중 증가에 원인이 된 놈입니다.

직장에서 점심 이후에는 항상 졸음과 싸워야 했고 3~5시 정도면 극심한 허기짐을 얻었으며 그때부터 업무 집중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퇴근 중 지하철에서 배달의 민족을 켜서 마라탕, 마라샹궈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시키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폭식하듯 먹었습니다. 스트레스 보상을 위해 음식을 먹었던 것 같네요.


저는 아침형 인간이라 오후엔 원래 병든 닭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도 생각하기도 했어요. 자궁 내 근종 수술을 하면서, 수술 전 체중 검사에서 72kg이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트레스받을 까봐 체중을 안 잰 지 오래전이었습니다.) 그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72kg는.. 뭐랄 까 저에게 있어선 넘지 않아야 되는 선을 넘은 기분이었어요.


1번은 사실 체중 감소는 아니지만 체중이 크게 불어날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2번이 추가되니 몸이 한층 더 망가질 수밖에 없었겠지요.

                                                                                 



배달의 민족 '천생연분' (VIP) 출신으로 제가 먹던 메뉴들을 주문 내역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펴보니 대부분 정제 탄수화물이었습니다. 당면, 쫄면, 김밥, 냉면 등 사실 고기보다 이런 정제 탄수화물이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간식을 안 먹었을 뿐이지 평소 식습관에서는 탄수화물에 중독되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양 쪽 조부모님 한 분씩 제2형 당뇨를 앓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물론 당뇨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요) 제2형 당뇨는 유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들이 먹는 식습관이 부모로 걸쳐 내려왔을 것이고 그게 저한테도 내려왔을 것이라 생각하면 저 또한 당뇨에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을 테니깐요.


이렇게 내 과거의 이력(?)과 가족력 등을 펼쳐보고 세심히 들여다보니 마음에 있던 복잡한 퍼즐이 풀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식습관이 문제였구나라는 게 너무 확연해서 민망할 정도네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식습관 하나 바꾸자마자 3개월 만에 여러 증상 호전과 체중 감량에 영향을 줘서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건강한 삶을 시작한 지 3개월째.

이름이 거창하지만 사실 바이오 해킹이라는 건 내 몸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일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컨디션은 어떤지, 잠은 잘 잤는지, 오늘 먹은 음식은 내 몸에 잘 맞았는지 등등.

저는 제 스스로가 주치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각하게 아프거나 진단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의사의 도움과 약이 필요하지만

겉보기엔 건강해 보이나 다소 골골대는 정도(?)의 여느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20년 넘게 사용한 내 몸이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요즘 말로 바이오 해킹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어떻게 바이오 해킹을 진행 중인지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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