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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 Sep 02. 2023

지금 먹는 음식이 잘 맞으세요?

건강한 삶에 준비가 되었는 가

바이오해킹 - 음식 편


"아 배가 너무 아프네. 어제 뭐 먹었지?"


우리는 매일 바이오해킹을 하진 않지만 몸이 아프면 짧게는 어제, 길게는 일주일 전까지 되돌아가서 기억도 나지 않는 음식들을 나열해 보는 것 같습니다.


분명 매 일 몸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환경보다는 음식이 주원인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현대 사회에서 갑자기 사자를 만나거나 뱀을 만나진 않으니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환경적인 변화는 크게 없는 것 같고요.


저 또한 바이오해킹을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체중이든 몸의 미묘한 변화든 가장 빨리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식습관"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 갑각류나 땅콩을 섭취하고 몸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오는 알레르기만큼 서서히 몸에 작용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들 (ex. 지연성 알레르기)이 갖는 좋고 나쁨의 영향 등등이요.




맛있는 음식이 아닌 맞는 음식 찾기


 유튜브에서 누군가가 식초를 먹고 10kg를 감량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감자 다이어트로 5kg를 일주일 만에 감량했다고도 하고요. 사실 그렇게 말하는 유튜버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말로 그 다이어트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했다면 자신에게 맞는 체중 감량 방법을 터득한 것이고 홍익인간(?) 정신으로 널리 알리고 싶었겠지요.


"최강의 식사"에서 데이비드 아스프리가 바이오해킹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평소 커피만 마시면 머리가 너무 아파서 좋아하는 커피 마시기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커피의 곰팡이(독소)가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커피 원두를 바꿨고 커피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없앴습니다. 지금은 방탄 커피 창시자로도 유명해졌지요.


바이오해킹으로 커피 원두의 곰팡이가 문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저자 아스프리.

   

"지방을 태우는 몸"의 지미무어도 바이오해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음식 섭취 후 꾸준한 혈당 체크를 진행하는 "n=1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지방 및 단백질의 양, 탄수화물의 양을 체크하면서 최적의 영양 상태를 찾았습니다.


위 저자들의 식습관에 대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100인 100색 다이어트. "식습관에는 정답이 없고 100인이 있으면 100인 모두 최적의 식사는 다를 수밖에 없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14kg 감량 후 지속적으로 감량 중인 제가 무엇을 먹고 체중이 감량했는지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현재 장 내 환경이 어떤 지, 대사는 어떤 지,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지, 체내 결핍된 비타민 등등 개개인이 가진 변수가 너무도 다양하고 많기 때문이지요.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수많은 부분 중 어떤 부분을 귀 기울이면 될지가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자가 실험을 진행해 온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데, 많은 실험 중 한 가지 실험했던 기록을 가져왔습니다.


1. 기분 (컨디션으로 확인하기)  

 최근 점심을 먹고서 브레인포그(뇌안개) 증상을 보였습니다. 매일 먹던 음식 중 하나를 다르게 변경했는 데, 그 음식은 흑미곤약밥이었습니다. 흑미곤약밥은 순 탄수화물 (탄수화물에서 식이섬유를 제외한 것)도 적었으며 다이어트 음식이기도 하고 곤약은 포만감을 많이 주는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잘 맞지 않았던 거죠. 평소보다 식후 졸림, 피로감, 머리가 띵한 두통 증세가 3~4시간 넘게 지속되더라고요. 이 시점에서 나에게 맞지 않는 구나를 컨디션으로 알려주니 나름 고맙기도(?) 했네요.

문제(?)의 흑미 곤약밥


2. 혈당 (데이터로 확인하기)

 데이터는 힘이 있습니다. 숫자에는 항상 패턴이 존재하거든요. 요즘 식후 혈당을 재고 있는 데, 식후 1시간 ~ 2시간 사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흑미곤약밥에서 범주를 넓혀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흑미곤약밥이 문제였다면 흑미와 곤약 중 흑미가 문제일 가능성이 컸을 것이며 "흑미"는 곡식의 종류이니, 다른 종류의 곡식을 먹을 때도 비슷한 증세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식전 · 식후 혈당 기록지

결과적으로 곡식 종류를 먹었을 때 모든 곡식이 안 좋은 영향을 주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현미의 경우 곤약을 섞은 흑미보다 순수 양이 더 많은 데도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았습니다. (현미는 정제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흑미 곤약밥, 보리+백미 혼합밥의 경우 130~141까지 상승했습니다. 평소 음식 섭취 후 혈당이 120 이상을 올라가지 않는 것으로 볼 때, 평균 범위에서 한참 위에 있지요.


이번 실험의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저에게는 흑미나 백미보다 현미밥이 좀 더 속이 편안하고 혈당도 급격히 올리지 않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염두하셔야 할 것은 이것은 n=1 실험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전혀 다른 결과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에요.


여하튼 이런 실험의 묘미는 이제 저는 현미밥을 먹을 때 마음 편안하게 체중 증가나 건강 염려 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자가 인증"(?)한 음식이니깐요.   


*식후 140mg/dL까지는 정상 수치 범위이나 내 몸이 불편하거나 식전 식후 혈당 차이가 심하면 그 음식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도서 "글루코스의 혁명 (저자: 제시 인사우스페)"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서, 얼마만큼 먹어야 하나요?


 누군가는 아침을 꼭 먹어야 건강에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6시간 동안만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요? 이것도 위의 글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남에게 물어보지 말고 스스로에게 묻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내가 지금 배가 고픈지 에너지가 없는지는 남이 아니라 내 몸의 주인인 내가 아는 것이니깐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생깁니다. 소위 가짜 배고픔이라는 게 머리를 들이밀거든요.

탄수화물은 마치 "신문지"와 같습니다. 불태우기는 빠르기 때문에 공복 운동 전에 바나나나 꿀 같은 탄수화물을 조금 먹어주면 퍼포먼스 적으로 좋다고도 하지요. (실제 혈당을 빨리 올리는 순서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순입니다.) 하지만 평소에 먹는 다량의 정제 탄수화물 (백미, 면, 밀가루 등)을 먹고 나서 문제입니다. 여기서 생긴 문제점은 탄수화물의 열량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만 신문지와 같아서 혈당을 급격히 떨어뜨리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쓰이지 않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축적되는.. 그런 슬픈 결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2~3시간 후에는 허기가 지고 무언가가 먹고 싶어 지지요. (여자들은 후식 배가 따로 있다고 하는 게 여기서 온 말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 문제는 차후 다룰 예정입니다.)


저는 3개월간 정제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고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의 양을 늘리면서 확연히 "가짜 배고픔"이 사라졌습니다. 또한 입맛이 예민해져서 브로콜리의 풍부한 식감과 트러플 올리브유의 풍미가 느껴지고 히말라야 소금의 알갱이가 입 안에서 녹는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행복한 식사를 했다는 만족감이 엄청 크더라고요. (이러한 입맛의 행복한(?) 변화는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갖고 다니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양보다 질에 신경을 쓰면서 음식이 주는 행복을 이제야 찾은 느낌이랄까요.


지방이 풍부한 아보카도와 참치, 그리고 신선한 야채들


이렇게 하루하루 내가 먹은 양을 기록하고 체중을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지금 먹는 양이 과한지 적은 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젓가락을 놓게 되는 순간은 몸이 알려주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먹어도 살이 빠집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고찰


중학생 때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통통했지만 그렇게 뚱뚱한 체형은 아니었어요. 여름 방학 이후에 학교에서 본 그 친구는 살이 많이 빠졌지만 8월의 더운 여름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쓰러진 이유는 극심한 다이어트를 진행하였고 음료수 외에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저는 그 친구를 다시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고 학급 대표로 장례식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든 n일 단식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주로 신진대사가 좋고 혈당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1~2일은 다소 배가 고프더라도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오히려 공복이 길어질수록 오토파지(불필요한 세포 내 단백질 및 손상된 세포 내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를 겪고 몸이 자가 치료를 진행한다고 해요. (라마단처럼 종교적으로도 단식이 진행되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배고픈 것을 참으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얻는 파편적인 정보만 가지고서 바로 시도하면 매우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내 대사가 단식을 진행해도 좋은 상태인지 모발 영양 중금속 검사나 혈당 검사 등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 후 진행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엔 3개월 차 건강한 삶을 시작한 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꾸준히 제 몸의 대사를 확인합니다. 몸의 대사가 아직 정상적이지 않아서 간헐적 단식(20:4)을 하게 되면 14~15시간째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고 저에게는 아직 맞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공복 15시간째 혈당이 낮고 몸이 좋지 않음을 기록.


최적의 섭취 시간은 사람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1일 1식으로 건강을 회복 후 단식 전도사가 된 일본의 요시노리 박사도 있지요.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떤 가입니다. 20시간 간헐적 단식이 좋다고 해서 따라 했다가 저처럼 저혈당 전까지 빠지는 경우도 있고 건강하려고 시작한 단식인데 폭식을 하고 오히려 체중이 늘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도 있으니깐요.


다이어트의 범주를 넘어서 건강한 식습관의 변화는 전 일생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인 것 같습니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생기는 몸의 변화와 소리를 들어보고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체중은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어있습니다. 몸이란 게 아주 고맙게도 건강한 식습관에 빠르게 응답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 응답은 단순히 체중으로만 해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피부, 소화 장애, 만성 피로, 안면 홍조 등 앞서 겪었던 크고 작은 질병에 대해 하나하나 답해주더라고요. 긍정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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