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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dnesdayblue May 04. 2016

스틸 앨리스

기억됨의 소중함에 대해..

스틸 앨리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와의 단 나흘간의 사랑의 기억에 의지해 남은 삶을 살아냈다.


기억이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하고 때론 로버트처럼 삶을 살아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어느날 갑자기 그 기억들이 나에게서 빠져나가 버리고 내 안이 텅 비어 버린다면.. 그 순간 나는 누구이고 어떤 의미일까?


스틸 앨리스는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 이야기다. 줄리안 무어가 분한 앨리스는 콜럼비아 대학의 언어학 교수이자 성공한 남편과 사랑스런 아들딸을 둔.. 객관적으로  남 부러울 것 없는 위치에 있는 여인이다.


어느날 강연 중에 단어를 잊고 조깅 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특히 조깅 중 길을 잃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앨리스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아웃포커싱되고 그녀의 희뿌해진 시점샷이 상실의 시작을 알린다.


기억의 상실은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고 스스로에게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리게 한다.

(다행히 극단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지금 그녀는 기억을 잃고 매일매일 새로 태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는 언제나 변함 없는 사랑스런 아내이고 엄마로 존재한다.


그녀가 '여전히 앨리스'인 이유다. 사랑은 공통의 기억을 축적하는 과정이고 서로에게 존재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다. 비록 앨리스가 그녀의 기억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는 여전히 그녀의 기억들이 충만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픔은 사랑의 기억을 공유하는,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 의해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내 안이 텅 비어버리더라도 사랑하는 이의 기억속에 존재하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still) 누군가'로 존재할 수 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에게 프렌치스카가 '스틸 프렌치스카'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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