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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dnesdayblue May 04. 2016

잉글리쉬 티쳐

관성을 이겨내는 용기

잉글리쉬 티쳐


오랜만에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봤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인지 노처녀 잔혹극인지 쟝르적 구분이 쉽지는 않지만, 믿고 보는 배우 줄리안무어와 릴리콜린스의 상큼한 미모만으로도 2시간의 투자가 아깝지는 않다.


린다 (줄리안무어)는 45세 노처녀 문학선생이다. 노처녀란 설정은 의례 남자에 대한 혐오증이나 결벽증을 지닐 것 같은 의심을 품게 하지만 린다는 특별히 그렇지는 않다. 관객입장에서 보기엔 그냥 운이 없게도 괜찮은 남자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사실 영화 초반 소개팅씬에 나오는 남자들은 내가 보기에도 수준 이하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생활에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퇴근후 검소하게 장을 보고 소파에 기대어 티브이를 보는 것에 꽤나 만족한 듯 보인다. 영화는 위와같은 캐릭터를 전제로 시작된다.


헐리우드 영화는 항상 두 개의 스토리라인을 병렬식으로 배치한다. 잉글리쉬 티쳐도 이 이중 내러티브 문법을 충실히 적용하고 있다. 작가를 그만두려는 제자를 위해 그의 희곡을 연극으로 올리고 우여곡절 끝에 성공시키는 이야기. 책을 읽고 전달하는 것만을 자신의 문학적 행위로 한정지었던 린다가 Reader가 아닌 Writer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이야기.


각각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여튼 첫번째 스토리에 집중하여 본다면 시간 떼우기에 적당한 그저그런 로맨틱 코미디일 뿐이고 두번째 이야기에 관심을 지니고 본다면 조금 더 의미있는 중년의 도전기로 즐길 수 있다.


45세쯤 되면 자신을 구성하는 형성인자 중 90%이상이 결정되어 버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45년의 관성으로 살아가려 할지도 모른다.


의도했건 우연이건 린다의 성장 이야기에 더 관심 가는 이유는 45년의 관성의 힘의로만 살아내기에는 남겨진 시간이 너무 많기 때문일게다. 빌어먹을 백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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