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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dnesdayblue May 04. 2016

스포트라이트

Watch dog을 기다리며..

스포트라이트


2001년 실제했던 실화에 바탕을 둔 팩션 (faction) 스토리이고 영화에서 다뤄진 사건들로 인해 이듬해에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는 팀리더 로비(마이클 키튼), 마이크 (마크 러팔로), 샤샤(레이첼 맥아담스), 맷(브라이언 제임스) 4명으로 구성된 보스톤글로브 탐사보도팀의 이름이다.

(참고로 보스톤글로브는 세월호 사건 때 유족들의 인터뷰를 크게 실어서 세계적 관심을 이끌어냈던 괜찮은 신문이다)


위 4명이외에 이야기의 실질적 설계자인 편집국장 마티배런(리브 슈라이버), 그리고 영화중반까지 묘한 의심을 불러일으켰던 부국장 벤 브래들리 (존 슬래터리)까지 총 6명이 실질적인 팀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많은 등장인물들 특히 사람들의 대화속에서 이름으로만 등장하는 이들 때문에 이야기를 쫓아가는데 몹시 숨이 가쁘다.


하지만 법정 영화나 스릴러 영화들이 그렇듯 영화의 호흡을 놓이지 않고 각각의 클루들을 잘 이어붙였을 때에 오는 쾌감은 상당하다.


빈번하게 바뀌는 쇼트와 긴장감 넘치는 대화들에 비해 영화의 스토리는 단선적이다. 사명감과 정의감이 충만한 기자들이 있고 사회적으로 묵인 또는 방조되어 왔던 성직자들의 소아성범죄 사건들이 있다. 과거에 무관심으로 지나쳤던 사건들을 신임 편집국장의 요구로 다시 파헤치기 시작하고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그리고 언론으로서 사회적 단죄를 가한다.


용감한 기자들의 멋진 정의구현 스토리다.


대학 1학년 언론학 시간에 들었던 사회의 공기로서의 언론의 사명감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매일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기레기 기사들을 접하는 사람으로서 영화가 주는 통쾌함 이전에 부러운 마음이 더 크다.


영화 중반까지는 예상대로 진행된다. 사건을 다시 취재하면서 숨겨졌던 진실들이 드러나고 이를 덮으려하는 교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저항이 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내 예상대로라면 신문사의 사주나 편집국장 아니면 데스크급에라도 협박과 회유가 시작되고 내부 방해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이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영화는 내가 지니고 있던 조악한 문법들을 가볍게 넘어선다. 그들 앞에는 불의가 있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만 있을 뿐이다. 영화 중반까지 의심.. 아니 기대를 했던 부국장 벤 마저도 멋진 기자임이 분명해지자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이게 당연한건가?

언론이 권력의 시녀, 나팔수가 되는게 자연의 이치처럼 여겨지는 나라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이점이 가장 흥미로왔다.


그들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 따로 강조하지 않는다.  굳이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그건 너무도 당연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마크가 판사를 찾아가 문서 공개를 요구하는 장면에서 둘은 간단한 질문을 나눈다.


'Tell me. where is the editorial responsibility in publishing records of this nature?'

'Well, where is the editorial responsibility in not publishing them?'


그들은 그들이 해야하는 일에 대해 의심이 없다. 단지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쳐버렸던.. 그래서 조금 늦게 진실에 도달한 것에 대해 자책할 뿐이다.


한달 후면 총선이다. 이제 곧 수 많은 나팔들이 소음을 내기 시작할 것이고 그 속에서 귀를 막아버리거나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쿨한 냉소주의를 조장할 것이다.

우리에게도 스포트라이트 같은 팀들이 곳곳에 나타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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