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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 Aug 15. 2023

[시월의 시집:시1] 입추

2023.8.8

하루종일 뱉어낸 한숨

모으고 굴려 보낼 곳 없다

하늘을 무겁게 이고 살다보니

오늘 뱉은 이 캐매한 호흡이

내 한숨인지 네 한숨인지

이리저리 엉켜있는 이 덩어리

한여름 습기에 무겁게 젖은 몸

반나절은 지난 뒤에야 허리를 펴고 보니

하늘은 빗질을 한 듯 청명하다

어 이건 가을의 얼굴인데 하고

달력을 보니 입추란다

그래 이렇게 뱉어낼 동안도 시간은 흐르고

또 찬 바람이 오는구나

찬 바람엔 더운 볕 그립고

더운 볕엔 찬 바람 드리운게 사람이니

이 한숨 덩어리 얼른 하늘로 띄워

뭉게구름 한 뭉치로 올려두고

가을과 마주보자

한숨으로 엮기에는

수확의 걸음이 바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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