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국일주(drop by 모나코) -Just look around
세상에서 2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Monaco)에는 공항이 없다. 기차나 버스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패키지여행인 우리는 당연히 버스로 이동했다. 육지로 국경을 넘는 건 처음이었다. 내게는 일종의 로망 같은 일이었다. 직장인이다 보니 늘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곤 했는데, 육지로 국경을 넘는다고 하면 왠지 배낭 하나 딸랑 메고 뚜벅뚜벅 걸어 다니는 배낭여행자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잘 알겠지만 배낭여행자는 모든 직장인의 숭배 대상이다. 그런데 막상 국경을 넘고 보니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이유인즉슨, 국경을 통과하는 절차를 직접 밟아봐야 배낭여행 기분이 좀 날 텐데 이건 패키지여행이었기 때문. 모든 절차를 가이드님이 친히 알아서 처리해 주셨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차 안에서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는 것뿐. 한 평범한 직장인의 로망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 이게 다 패키지여행이기 때문이다!!! 화가 나지만 어쩌겠는가?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내돈내산으로 내가 오고 싶어서 온걸. 그래도 괜히 심통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심통을 단번에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모나코가 너무 좋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