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준 사진전 : ONE STEP AWAY
타임스퀘어, 자유의 여신상, 센트럴 파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루클린 브리지. 아직 못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도 못 들어본 사람은 없다는 미국의 관광명소이자 랜드마크다. 모두 뉴욕에 있다. 해서 나에게 미국여행이라 하면 단연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뉴욕은 특별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뒤엉켜 사는 도시인만큼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있고 트렌드를 이끈다. 흔히 '뉴요커'라 불리는 사람들. 파리지앵 못지않게 뉴요커는 동경의 대상이다. 비록 미친 듯이 센 물가에 멘탈이 탈탈 털리고 허덕이더라도 한 번쯤은, 아니 단 하루쯤이라도 우리는 뉴요커로 살아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뉴욕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그 꿈같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정확히 말해 두어 시간 남짓 뉴요커가 될 수 있는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다.
이경준 사진전 | ONE STEP AWAY
여행 예능프로그램이나 SNS 여행피드로 익숙한 뉴욕은 물론, 그 안에서 이경준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된 낯설고 새로운 뉴욕과 만날 수 있었다. 배경은 뉴욕, 줄거리는 뉴요커의 삶, 주인공은 뉴요커로 구성된 한 편의 드라마. 찐 뉴욕과 뉴요커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전시 제목처럼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본 뉴욕과 뉴요커들의 모습은 우리네들이 살고 있는 도시와 우리네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동경의 대상이 사라지는 건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다들 각자의 고민 속에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에 위안이 됐다.
한때 유행처럼 번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대충 어떤 의미인지, 어떤 의도의 표현인지는 알겠으나 초극대문자 T인 나로서는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니, 일상은 일상이고 여행은 여행인데, 엄연히 상극이라 생각되는 두 가지를 어떻게 그게 그것인 듯 속이며 착각 속에 살 수 있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 건데?! 여전히 순수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비밀은 바라보는 시야에 있는 것 아닐까. 여행자로서 바라본 뉴욕은 마냥 좋지만 뉴요커로서 바라본 시선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고로, 지극히 평범하다 생각하는 나의 이 지루하고 비루한 서울러의 삶도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처럼 비칠 수도 있다는 말. 물론 안다. 이렇게 말로 하기는 무지하게 쉽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건 무자비하게 힘들다는 것을. 그래도 괜찮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거니까.
About 사진작가 이경준
뉴욕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시 관찰자로서 그 속에 담긴 일상을 하나의 패턴으로 포착한다. 대학원 시절 새로운 환경과 학업에 지쳐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높은 곳에서 우연히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에서 건물의 기하학적 구도, 시시각각 변하는 빛, 그 속의 분주한 사람들을 보며 새로움을 느끼게 되었는데,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 세상이 거대한 유기체와 같았고, 이러한 시선의 전환이 단조로운 그의 삶에 자극이 되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꾸준히 작업을 하며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탄생시켰고 동시대 작가로서 소통과 작품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유명 뮤지션 '죠지', '구원찬' 등과의 앨범 커버 작업, 글로벌 패션 브랜드 'Helmut Lang'과의 콜라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활동 중이다.
Exhibition ONE STEP AWAY
사진작가 이경준의 첫 번째 개인전. 그가 사는 익숙한 도시, 뉴욕의 풍경을 멀찍이 포착하여 낯설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냈다. <PAUSED MONENTS>, <MIND REWIND>, <REST STOP>, 총 3가지 챕터를 주제로 구성이 되어 있다. 관람 포인트 역시 3가지. [시야는 넓게, 고민은 가볍게], [모두가 주인공인 작품], [마지막으로 회색 세상에서 발견한 다채로운 색감]. 여행자가 아닌 뉴요커로서 바라본 뉴욕을 경험해 보자.
전시기간 2023.10.27 (금) ~ 2024.03.31 (일)
전시시간 10AM-19PM (입장 및 매표소 마감 18PM)
휴관일 1월 휴관 없음 / 2.5(월) 휴관 / 3.4(월) 휴관
문의 1522 1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