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미움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는 말들을 한다.
미움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지만 타인에 대한 미움 때문에 나 자신이 더 힘들어지고 상처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성향이 다른만큼, 타인에 대한 미움에 대처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내 성격은... 음... 오랫동안 노력하다가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거두는(?)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나는 결코 상대방을 금방 포기하고 체념하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의 노력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기대를 포기하고 무관심 모드에 접어드는 속도도 빠른것 같다. 세상에는 나의 진심어린 노력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미련을 두다가는 나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하게되는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이러한 성향을 여러번의 경험과 마음의 상처를 겪고 난 후에 갖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가 살기 위해 나를 변화시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대방에 대해 기대없음과 무관심 모드로 전환되었다가도, 그 상대방이 친한 사람, 특히 가까운 가족이라면 나의 방어기제에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씩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나자신을 삼켜버릴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그렇다.
최근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잘 다스리고 있던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가끔씩 마음을 점령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늘 해왔던 불만스러운 행동(또는 행동하지 않음)과 마주쳤을때, 상대방에게 기대하지 않게 되고 무관심해 지기까지의 힘들었던 오랜 시간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스쳐가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 안에 삶의 연륜이 채워지려면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