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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투어 Apr 16. 2017

커피

구수한듯, 향긋한듯, 쌉쌀, 시큼한 음료

휴일 아침 커피 한잔을 함께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렸을적엔 커피는 나에게 안맞는 음료, 어쩌다 큰맘먹고 한잔 마시는 그런 음료였다. 카페인에 익숙지않아서였는지 커피를 마시고 나면 도통 잠이 오지 않았던것이다. 잘 시간이 되어 자리에 누웠으나 이리누워도, 저리누워도 잠이 들지않는 괴로움이란.. 처음엔 원인을 몰랐으나 커피를 마시고나면 항상 나타났던 증상에 커피는 입에도 대지않았다.

그때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커피는 믹스커피나 캔커피였기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 달고, 기타 다른것들도 많이 들어가있었으리라. 마시고 나면 잠도 안오고, 입안도 단내가 지속되니 커피는 나에게 안좋은 것, 마시면 안되는 음료라고 인식되곤했다.


캔커피, 자판기 커피에서 시작한 커피 경험은 이제 원두를 갈아마시는 수준까지 되었다.

그러다 학생때 시험기간, 군생활 중 야간 당직이라도 서야하는 날에 한잔씩 마시곤했던 자판기 커피는 중요한 순간 도움되는 고마운 음료가 되었다.
그래도 커피를 즐기는 수준은 못되고 다른걸 선택할 수 있으면 다른 음료를 마시곤했다.


엄마가 나중에 데이트라도 하면 커피라도 같이 마셔야할텐데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떠오른다.


길거리 어느 구석진 골목에까지 커피 가게가 생기고부터는 덩달아 커피를 마시는 수준이 되어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시켜먹고, 회사에서도 하루에  원두커피 한잔씩은 마시는 정도가 되었다. 물론 그 원두커피도 맛이 강한듯하여 커피향 물인듯 물을 더 부워 먹지만 그정도 커피를 마시고도 정신이 돌아오는듯한 느낌은 어렸을적이나 지금이나 같은듯하다.


함께 할 수있는 휴일 아침이 좋다. 거기에 향이 좋은 갓볶은 원두의 커피는 덤이다.

커피와는 전혀 친해지지 않을듯했지만 이탈리아에서 에스프레소를 맛보고, 모카포트를 구입해 원두를 갈아마시며 커피향과 맛을 조금, 아주 조금 구분해가는 중이다.

휴무일이었던 오늘 아침, 간단한 프렌치 토스트와 함께 커피 한잔을 마신다. 모카포트로 내린 에스프레소에 물을 한가득 섞어낸, 그래도 갓볶은 원두의 고소함과 향긋한 향이 느껴지는 나만의 비율로 맞춘 커피와 함께하는 휴일은 언제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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