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컴퓨터 가져가면 크리닝으로 빠르게 만들어 줍니다.
어느 날 저녁 산책을 하던 중 아내의 황당한 발언에 실소하며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컴퓨터크리닝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컴퓨터를 분해해서 그 안에 껴있는 먼지나 불순물을 청소해주는 샵이 아니냐는 것이다.
컴퓨터 공학도인 필자에게 이런 발언을 늘어놓는데 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심지어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게 아닐 거라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신통방통하게도 네이버 지식인에서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한 신인류를 발견하여 나에게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80년대생 부부인 우리는 어릴 적부터 많이 보아온 컴퓨터크리닝, 콤퓨타 세탁 등의 문구로 홍보하는 옛날식 세탁소를 보며 자라왔다. 도시에서 자란 필자의 어릴 적이야 그렇게 이상한 풍경은 아니었으나, 시골에서 자란 아내의 어린 시절엔 잘 보기 힘든 광경이었을 수 있다. 대학에 입학하고 서울로 상경한 와이프에게 그제야 '컴퓨터크리닝'이라는 단어가 눈에 자주 들어오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런 배경의 차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로 나타나게 되었을 것이다.
아내에게 이렇게 말할걸 그랬다. 나는 심지어 한번 PC를 맡겨봤다고.. 한번 크리닝 하고 나니 속도도 더 빨리지고 괜찮다고.. 집에 있는 와이프 노트북이 느린 이유가 크리닝을 오랫동안 안 해서 그럴 수 있으니 주말에 한번 맡겨보지 않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