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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ul 04. 2022

자리

현재 머물러 있는 자리

내가 서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있어야 할 마땅한 자리인가?

내가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동구 밖 오도카니 서 있는 장승

제 자리인 줄 알아 버티고 서 있다.

오만가지 풍상에 싫은 내색 없이

항상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꼿꼿하게 제 모양 그대로 서 있다.


자연은 모다 제자리를 지킬 줄 안다.

사람은 제 자리를 알지 못하고

오르지 못할 자리를 탐내며

날마다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렇게 오른 자리

가만히 건들기만 해도

흔들려 떨어질 텐데

곤두박질치며 떨어져

온몸이 만신창이 될 텐데

그리 허망한 꼴이 될 것인데

날마다 죽자 사자 덤비며 용을 쓴다.


제 자리 찾아 올곧이 섬이

사는 길이고 행복일 텐데


가만히 고개 숙이고 엎드려

자신을 살핀다.


내가 선 자리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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