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험과 안정 Jan 01. 2021

폴리 매스: 다재다능함의 힘

한 분야에 대한 전문화의 위험성

**주의: 폴리 매스 책의 내용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폴리 매스의 정의

-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으로 각 분야에서 놀라운 결과를 내는 사람

- 한 분야만 몰두해야 되는 한계를 거부하는 다재다능함의 힘을 가진 사람


폴리 매스 책과 관련된 크게 3가지의 평을 하면서 필자의 의견을 공유하려고 한다.


3가지 평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폴리 매스라고 분류된 사람들에 대한 의구심

2. 한 분야에 대한 전문화가 가져다주는 문제점에 대해서 매우 잘 분석되어 있다.

3. 가장 개인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책의 내용을 고민하고 적용하기



1. 폴리 매스라고 분류된 사람들에 대한 의구심


 책 앞부분에 보면 혁명가형 폴리 매스, 지식인형 폴리 매스 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을 다루려다 보니 각 사람들이 어떠한 과정으로 폴리 매스를 추구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동시에 다양한 분야를 했는지 혹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 후 다른 분야로 옮겨 갔는지 등). 


그리고 지도자 혹은 CEO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폴리 매스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해당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있는 것은 맞지만, 본인이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탐구했다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의 소통 혹은 자문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러한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을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폴리 매스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통령을 보라, 각 부처에 전문성이 있는 장관들과 자문위원회가 있지 않은가 (심지어 장관들도 현업 전문가라기보다는 해당 부서 직원들을 통해 보고를 받는다.)


2. 한 분야에 대한 전문화가 가져다주는 문제점에 대해서 매우 잘 분석되어 있다.


작가가 다양한 분야를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분야에 대한 전문화가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중에서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그림과 함께 추가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1) 한 분야에서만 전문가가 되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어렵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어떤 분야가 유망한 지에 대한 정보를 들으며 그 분야와 관련된 곳에 취업하기 위해 그곳에 맞춰서 준비를 한다. 예를 들면 몇 년 전에는 "전화기"가 유행이었고 지금은 인공지능이 유행이다. 하지만, 과연 10년 뒤에도 그 분야가 지금처럼 유행이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야일까? 아래에 그림이 이 부분에 대한 간접적인 답을 주고 있다.


국내 10대 기업 시가총액(왼쪽)과 한국과 미국 100대 기업 변화 (오른쪽)

왼쪽을 보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분야도 1995년에는 중공업, 자동차, 은행 위주였지만, 2020년에는 IT 기업들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한국과 비슷하게 30년 후에 탈락하는 100대 기업이 80여 개가 넘는 것을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행하는 분야가 바뀌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가지 분야만 보고 그곳에만 맞추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0년 뒤를 내다보는 경우에는 더더욱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누군가 이야기해주지 않는 진로 선택 이야기"에 기록하였다.)


2)  한 분야에서 완벽에 이르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비록 이 말은 저자가 아닌 대니얼 레비틴이 자신의 경우라고 소개한 내용이지만 이 내용은 충분히 일반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성취의 수준에 따른 성취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


필자는 한 분야에서 성취를 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은 위 그림과 같은 수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성취는 노력에 비례 혹은 노력에 비해 매우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얻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한계치가 있어서 어느 정도 이상은 올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가장 쉽게 예를 들 수 있는 것은 시험 점수이다. 0점에서 70점 올리는 것보다 70점에서 80점으로 올라가는 것이 더 어렵고, 90점으로 올라가는 것은 더 어렵다. 그리고 주기적인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95점 이상은 아예 도달할 수 없는 목표치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1가지 분야에서 100점이 되기 위한 노력을 잘 분배하면 3~4 분야에서 80점 이상이 될 수 있고, 이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상황에서 어쩌면 괜찮은 전략이 될 수 있다.


3) 다른 분야들 간 통합 및 상호 관련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


다른 분야 간의 통합 및 연결을 통한 창의성은 예전부터 많은 이야기가 나온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서 많이 들어본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ed dot"일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분야의 분포에 따라 분야를 통합하는 통찰 (회귀 곡선)을 얻을 수 있다.


재능이라는 X, Y 축이 있다고 가정하고 분야를 위치시켜보면 비슷한 분야의 경우 왼쪽 그림과 같이 한쪽으로 몰려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비슷하지 않은 분야들이 있는 오른쪽 그림의 경우 왼쪽 그림보다 더 다양하게 분포할 것이다. 이를 2차원 데이터로 생각하면 분야를 아울러서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폭넓은 통찰 (일종의 회귀 곡선과 비슷한 개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 상황은 차원도 훨씬 높고 더 복잡할 것이다. 분야를 통합하는 쉬운 예시로는, 화합물을 인공지능 기반 모델로 예측하기 위해, 분자 구조를 그래프 형태 (노드, 엣지)로 나타내는 것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분야 간의 연결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분야가 출현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화학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화학과 인공지능 두 개별 분야 모두 오래전부터 독립적으로 연구되었던 분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합물에 대한 실험과 계산 없이 인공지능 기반 모델로 그 특성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훌륭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둘 중 한 분야만 매우 깊이 알아서는 안되고 두 분야에 모두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과 통찰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뇌과학의 경우 생명과학, 전자공학, 심지어는 심리학까지도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가 만나는 분야이다.


3. 가장 개인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책의 내용을 고민하고 적용하기


이 책에서는 다른 책과는 다르게 "성공을 통해 다른 분야로 이직" 이나 "포트폴리오 노동자 (일 = 즐거운 취미, 프로젝트, 기회)"와 같이 실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폴리매스가 되었던 길을 통해 폴리매스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하지만,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일을 어떻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이 책 혹은 그 누구라도 답을 줄 수 없으며 이것은 개인에게 달려있다. 이는 같은 목표가 있더라도 각각의 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아래의 그림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각 개인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

글을 마치기 전에 이 말을 인용하고 싶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님이 수상 소감에서 스코세이지 감독님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필자가 이 말의 뜻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 없지만 이 말의 뜻을 생각해 보면,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개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개인에게 맞는 가장 창의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랜선 독서모임 회원 모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