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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가 나오기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냥 먹어도 좋고
쌈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무쳐 먹어도 좋고
오이소백이를 담가 먹어도 좋다
오래 전에 강원도 봉정암에 갔었다
엄청나게 오지라는 소리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보고 싶었다.
걷는 걸 좋아하는 나였지만 봉정암은 정말 어려운 코스였다
산에 가는 사람들의 필수 간식거리가 오이다
수분을 공급해주면서도 관리가 쉽고
씹는 느낌도 좋으니까 그런 건가?
오이를 먹는 동안 힘든 코스를 잊을 수 있었다.
오이가 큰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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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나고 유익한 오이도 쓴 맛이 날 때가 있다
오이 본래 맛은 풍부한 수분 사이로 달큰한 맛이 나는데
기대와 달린 끝부분에 쓴 맛이 날 때
얼굴을 찡그리면서 날이 가문지를 떠올리게 된다...
며칠 전 올해 오이를 처음 사봤다
한살림 매장에 오이가 나와서 세개 한 봉지 들어있는 걸
두 봉지 샀는데
금세 다 먹었다
반찬을 만들면서도 맛을 보지 않는데
오이와 당근은 썰면서 맛을 본다
맛을 본다는 핑계로 먹는다
기다릴 수가 없어서
(전생에 토끼였었나?)
채소가 풍성해지는 계절
텃밭도 푸르러지는 계절
흙이 낳는 열매들
얼마나 고마운지!
202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