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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Sep 03. 2023

사계절 기억책

기억하고 기록하고 마음을 잇다

작년에 브런치에 그림일기를 거의 두 달 가까이 쓴 적이 있어요.

2022년 1월 29일부터 무작정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지루한 걸 싫어하는 성정인지라 늘 새로움을 찾는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 뒤에 숨어서 루틴한 삶을 살아오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꾸준하게 뭔갈 해 본 적이 없는 내가 날마다 그림을 하나씩 그려보자고 혼자 다짐했어요.

혼자 다짐하고 나면 이게 작심삼일로 늘 끝나곤 해서

이번엔 sns에 알렸습니다.

처음엔 날마다 계속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자첼 못했고

일단 지르고 언제까지 내가 말에 책임을 질까 생각했고요.

그렇게 50일을 지키고 나니 100일이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제 어느덧 어제로 580일(사실 이 숫자는 틀릴 수도 있어요. 날마다 기록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숫자가 꼬였거든요..^^;;;)


무튼 일년하고도 반을 훌쩍 넘기도록 날마다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 몇몇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이 있었고

이렇게 한 권 책으로 지난 5월에 출간했습니다.

브런치에는 그림일기를 쓰다가 중단한 이후로 다시 글을 쓰는 게 오늘이 처음입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대상을 관찰하고 자세히 살피는 일이더군요.

자세히 그리고 꾸준함, 이런 낱말은 제 삶과 참 먼 것 같았는데

이렇게 날마다 뭔갈 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초등학생 때 그림 그리는데 소질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고

학교 대표로 그림대회에 나가본 적도 더러 있긴 했지만

고등학교1학년 미술시간 이후로 그림을 그려보긴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날마다 그림 그릴 소재를 찾고

대상을 그리면서 관련한 일들이 떠올라 많이 슬플 때도 있었고

신기하고 행복할 때도 있었어요.

또 그림과 관련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마음도 있었지요.

그래서 브런치에 그날의 단상과 관련지어 그림일기를 적었던 건데

그것도 바쁘다보니 접게 되었어요.

출간을 하기로 하고 나서는 거의 40여일만에 700매가 넘는 글을 후딱 썼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내 안에 꽉 차 있었구나, 그때 느꼈어요...


어찌됐든 이 책이 출간이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브런치이고 보니

브런치에 출간 신고를 안 한 기억이 나

오늘 이렇게 글 올립니다.^^


예스24와 인터넷교보문고에 오늘의 책, MD의 선택 등으로 픽되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초판 인세는 전액 환경 단체들에 나누어 후원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한 사람이라도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인간/ 비인간의 삶에 귀 기울이고 마음 열어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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