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여유가 없을 때
나는 감정이 변덕스럽다.
아침에 기분이 좋았다가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우울해진다.
오늘은 핑크에 빨강 플리스를 입고 신나게 뛰어나왔다가 흠뻑 내리는 비에 바짓단이 젖어 기분이 축 처졌다.
그렇지만 그런 기분은 순식간에 털어낼 수 있다.
이어폰에서 마음에 드는 노래가 나올 때,
브런치를 항해하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났을 때,
출근하다 회사 옆 카페에서 나는 커피 향기에 금방 따듯한 감정이 올라온다.
변덕스럽고 약한 마음이지만 다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 여유가 없을 땐,
우리는 행복의 기억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내가 뭘 좋아했는지, 뭘 바라는지 알지 못한다.
스스로의 마음에 기억의 여유를 주지 못하면,
이미 안전고리가 빠져있던 수류탄이 툭 치기만 해도
떼굴떼굴 굴러서 마음속에서 펑! 하고 터져버리고 만다.
얼마 전 티브이에서 본 자연인이 말했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산속에 집을 짓고, 스스로의 기준에 맞춰 지켜가며 사는 그분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우리도 사회가 청년의 시기에 해야 한다고
규정짓는 취업, 결혼, 출산과 육아, 그들이 말하는 연봉, 또 외적인 것들이 아닌
내 마음에 만족스러운 기준을 정해보자.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오늘을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준을.
나의 목표는 이렇다.
- 꾸준히 일기 쓰기
-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손으로 적어보기
-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조금 비싸도 구입하기(대신 물건의 가짓수는 늘리지 않기)
- 그날그날 내 마음이 서운했는지 행복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
- 친구나 가족에게 고맙다고 표현하기
- 월급을 잘 관리하고 모으기
나에게 잘해주는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