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방과후 맛집,
신중어린이공원
우리의 세 번째 파클렛 대상지는 서초구 서초3동에 위치한 남부순환로317길이었다. 남부순환로317길은 예술의전당 맞은 편 도로로, 악기상가, 악기공방, 연습실 등 클래식악기 관련 업종이 밀집하여 일명, 악기거리로 불리우는 곳이다. 약 500m거리, 폭 6m의 보차혼용도로로서, 남쪽 끝에는 초등학교가 있고, 중간즈음에 어린이공원이 위치해 있어 어린이들의 통행이 많은 편이다. 특히 방과후 또는 주말에는 어린이공원에 아이들이 모여 뛰어노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린이공원 입구에 주차된 자동차에 가려,
공원을 드나드는 어린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린이공원 입구 주변으로 거주자우선주차장이 지정되어 있어 아이들이 드나드는 모습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좁은 도로에 자동차가 교행하면서 보행자도 지나가야 하는데, 주차된 자동차까지 있다 보니 보행환경도 위험하다. 이러한 이슈로 인해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없애달라는 민원도 있었지만, 주차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없애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500m 거리의 남부순환로317길에 도로변 주차장은 공원 주변에만 존재하는데, 어쩌다가 여기에만 지정되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거주자우선주차장에
보행친화도로 환경을 만들다
우리는 남부순환로317길의 거주자우선주차장이 없어지고 보행친화적인 도로 환경으로 조성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불편하지는 않을지 등등 지역 주민들에게 경험/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도로변 주차장 공간을 활용하는 파클렛 기반으로 팝업 보행친화도로를 조성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남부순환로317길은 좁은 도로에서 자동차 교행과 보행자 통행이 동시에 일어나다보니, 일반적인 파클렛 처럼 주차장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경우, 보행자의 통행공간이 부족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주차장 공간의 절반은 휴식공간, 절반은 보행로로 조성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행친화도로 환경에 적응하는 사람들
팝업은 총 5일간 운영되었다. 첫날에는 주민들이 낯설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동네의 공공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어린이들은 처음부터 공운 놀이터와 연계된 공간으로 인식하며 자연스럽게 이용했다. 놀이터에서는 뛰어놀지만, 파클렛 벤치와 평상에서는 차도로 나가지 않고 둘러앉아 게임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공간을 안전하게 즐겼다.
도로에서 사람과 활동이 보이니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게 된다
자동차 운행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 첫날에는 거침없이 달리던 자동차가 3일째부터는 대상지 멀리서부터 속도를 줄여 서행으로 통과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주차로 둘러싸여 있을 때는 감속없이 달렸지만, 보행친화 환경이 조성되어 사람들이 앉아 있고 활동이 운전자 눈에도 인지되자 근처에 오면 감속하여 서행 통과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팝업의 마지막날인 5일 째 오후, 임시 조성했던 환경을 철거하려고 하니 어린이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한 아이는 교장선생님께 더 하게 해달라고 건의를 하겠다고도 얘기해주었다. 현장에서 받은 주민들의 의견,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서초3동 주민들의 만족도를 알 수 있었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작은 씨앗이 되어, 언젠가는 남부순환로317길이 보행친화적인 환경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 이 사업은 (재)티머니복지재단의 보행 친화 환경 조성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었고, 서초구청의 협조를 통해 주차장 공간을 확보하고 팝업 운영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