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른 사료를 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료는 생각보다 완벽하지 않다.
'complete and balanced' 사료에서 많이 쓰이는 문구다.
직역하면 균형잡힌 완벽한 사료라는 의미다.
과연 사료가 그렇게 완벽할까?
물론 집에서 보호자가 임의로 만드는 음식보다는
불균형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최근 한 학부생의 추천으로 본 레서피 사이트에서도
반려동물에 필수적인 미네랄(특히 칼슘,인), 비타민에 대한 분석은 없고,
비필수 영양소인 당류, 비타민C에 대한 분석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요한 정보는 없고, 필요없는 정보가 있는
이러한 식단이 균형잡힌 식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보호자가 여러 카페를 통해 접한 액셀으로
영양균형을 이론적으로 맞춘다고해도,
실제 그 수치가 들어맞는 것은
실험실에 의뢰하여 레서피당 100만원 이상의 분석을 했을 때 확인 가능하다.
(간단한 단백, 지방, 칼슘, 인은 10만원 내외로 확인가능하다)
그나마 사료회사는 1년에 한 번 이상 실험실에 의뢰하여
사료가 영양균형이 맞는 지 (모든 미네랄, 인 검사를 하는 업체는 드물다)
적어도 단백, 지방, 칼슘, 인은 법적 의무사항이다.
특히 큰 회사일수록 자체 영양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미생물의 오염까지 확인한다.
다만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사료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순환 급여를 추천한다.
#1 생각보다 영양학적으로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영양검사에서 생각해야할 부분이
검사는 사료의 일부만을 검사한다는 점이다.
사료의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왼쪽의 그림과 같이
검사한 단백, 지방, 칼슘, 인의 비율이 모두 균형이 잡힌 상태다.
반면 현실은 사료의 일부만을 검사하기 때문에
그 일부만 균형잡힌 상태일 수 있다.
검사한 부분 외에는 불균형 상태일 수 있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사료를 전자제품처럼 불량률로 나눌 수 없다.
#2 알러지 회피 가능성
안타깝게도 순환 급여를 통해 알러지를 회피하는 논리에 대한 검증이 없다.
알러지는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다.
다만, 동일한 단백질원을 장기간 급여하면 없던 알러지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전을 회피하는 관점에서
단백질을 자주 교체시켜주어,
알러지가 발생할 겨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인데,
그 효과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3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즐거움
'하나의 사료만 계속 먹는다면 지겹지 않을까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고 매일 다른 사료를 주는 것은 오히려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분기마다 교체해주며, 천천히 적응의 시간을 가지면
보호자는 사료를 바꿔주는 즐거움을,
반려동물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4 나중의 처방식을 위해서
6개월-1세령 이전의 고양이와 강아지에게
다양한 단백질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 때는 분기보다 더 짧은 한 달마다 바꾸어도 좋다.
다양한 단백질을 경험하면
나중에 질병으로 처방식을 먹여야하거나
알러지가 생겨 사료를 바꾸어야할 때 도움이 된다.
특히 고양이는 나이가 들며,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성묘시기에도 주기적으로 사료를 교체해주면,
공포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필자는 1번의 이유만으로도 분기에 한 번씩 순환급여를 추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