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하루 종일 아파서 헤롱헤롱

- 코로나 확진 일기

by 한세계


정말이지 아파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지난밤에는 콧물이 계속 나고 코가 막히니 불편해서 잠이 들기가 너무 힘들었다. 졸음이 불편함을 이기는 순간이 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요 며칠 아프면서 새벽에 선잠을 자고 계속 자다 깨다 하다 보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방음이 참 안 되는구나를 새삼 깨닫고 있다. 잠 못 드는 어젯밤 새벽 1시 50분에 윗 집은 청소기를 돌렸다. 어찌하여 그 늦은 시간 청소기를 돌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해본다. 사실은 아파서 정신이 없어 짜증도 나지 않는다.


여지없이 재택 출근을 해야 하는 아침이 돌아왔다. 여전히 목이 너무 아프고 콧물이 계속 난다. 오늘은 유난히 회의도 많고 바쁜 날인데 목소리도 오락가락해서 시작부터 걱정이다.


회의를 하는데 목소리가 계속 이상하고 콧물이 계속 나고 기침도 하고. 화상 회의를 하다 말고 음소거를 했다가 풀었다가 난리도 아니다.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상태가 안 좋아 보였는지 사람들이 괜찮냐 물어본다. 일은 적당히 마무리하고 쉬라고 한다. 아프니까 확실히 일 할 때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평소 같았으면 몇 배로 신경 쓰고 챙겼을 일들을 일단 문제 생기지 않을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주가 그래도 많이 바쁘지 않은 주였고, 다음 주에 잘 챙기면 이번 주에 놓친 부분들도 잘 메이크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라리 휴가를 내고 쉬어버릴까라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팀은 여전히 바쁘고, 새로운 일은 계속 생기고, 팀장님은 언제 출근할 수 있는지 물어보신다. 나하나 없다고 회사가 안 돌아가겠냐만은 휴가를 낸다 해도 결국 휴가가 끝나고 내 공백은 내가 다 메꿔야 하니 지금은 마음 편히 휴가를 쓸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다. 새삼 직장인은 마음대로 아프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먼저 코로나로 고생했던 내 친구는 업무 특성상 재택이 안 되는 업종이라 재택 치료를 하는 동안 편하게 잘 쉬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원래도 재택근무를 적극 활용했던 회사라서 그런지 다들 확진이 되어도 당연하게 집에서 기침 콜록콜록 콧물 줄줄하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뭔가 웃픈 상황인 거 같기도 하고..


컨디션이 좀 나아질 듯하다가 엉망인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최후의 발악을 하는 느낌이다. 화요일에 처방받았던 약을 다 먹어서 엄마가 새롭게 약을 처방받아 문 앞에 가져다주셨다.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오시는 길에 떡볶이도 부탁해서 저녁은 떡볶이로 먹었다. 새롭게 처방받은 약을 다 먹을 때쯤이면 깨끗하게 다 나았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주말이 지나면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지 않을까 희망 회로를 돌려본다.


확진자가 넘쳐나니 차라리 빨리 걸리고 넘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던데, 그래도 안 걸릴 수 있으면 최대한 안 걸리고 넘어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요즘이다. 무증상자도 있고 정말 경증으로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목이 아픈 적은 처음이라 더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주위 사례들을 봤을 때 이만하면 아주 경증은 아니더라도, 아주 심하게 아픈 사람들보다는 좀 덜하게 넘어가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충분히 힘들고 아프다. 조심한다고 될 일은 아니겠으나(나도 나름 조심히 다닌다고 다녔는데 어디서 걸렸는지는 모르겠다ㅠ) 그래도 최대한 안 걸릴 수 있게 조심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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