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아프고 심심한 하루

- 코로나 확진 일기

by 한세계


새벽 4시. 목이 너무 아파서 눈이 떠졌다. 아무래도 자기 전에 먹은 약의 약효가 다한 모양이다. 처음 눈이 떠졌을 때는 어떻게든 꾸역꾸역 다시 잠들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더 아파서 잠이 안 와 결국은 몸을 일으켜본다.


자기 전에 보던 대선 개표 방송을 켜보니 아나운서가 당선자 윤곽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차기 대통령 당선자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멍하니 개표 방송을 보고 있는데 어디서 인가 어떤 여자의 울고 소리 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새벽 4시 반인데. 옆집인지 윗집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게 도대체 무슨 하루의 시작이지?


한참 개표 방송을 보고 물도 계속 마시고 나니 조금 괜찮아지는 것 같아 다시 잠을 청해 본다. 피곤함이 아픔을 이겼는지 그래도 다시 잠에 들었다.


오늘도 재택 출근은 해야 하니 출근 시간에 맞춰 몸을 일으켜본다. 새벽에 깼던 일들이 마치 꿈속 일 같기도 한걸 보면 몸이 안 좋긴 안 좋은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히고 가래가 생기고. 머리도 조금 아프고. 오랜만에 이 정도로 아프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일은 해야 하니 어찌어찌 일은 하는데 확실히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화상 회의를 하는데 확실히 그제보다는 상태가 안 좋긴 안 좋은가보다. 회사 후배로부터 괜찮은지 묻는 메신저가 온다. 괜찮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주 못 버틸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아플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던데 입맛이 계속 오락가락한다. 뭔가 엄청 먹고 싶었다가 또 입맛이 뚝 떨어졌다가. 계속 반복이다. 그래서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꼭꼭 잘 챙겨 먹어주고 있다.


오늘은 갑자기 딸기 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파리바게트에서 빵을 3만 원어치를 배달시켰다.. 사실 그렇게 많이 사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기프티콘 금액을 맞추려다 보니 이것저것 담게 되었다. 사실 나는 빵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왜 갑자기 그렇게 빵을 먹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딸기 케이크와, 에그타르트와, 딸기 식빵으로 해결했다. 아마 내일도 하루 종일 빵을 먹을 듯싶다.

격리를 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배달/배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밥도 빵도 디저트도 배달이 안 되는 게 없고, 필요하면 마트에서 장을 봐서 가져다주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빠르면 다음날 가져다주고. 이렇게 배달이 잘 되지 않았다면 격리가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 같다.


격리 중이니 나갈 수도 없지만, 아프니까 집 안에서도 거의 누워서 쉬다 보면 심심하기도 하다. 몸에 힘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기는 싫고 뒹굴뒹굴하다 보면 결국 인터넷 쇼핑으로 이어지는 나날이다. 오늘은 족욕기랑 발열 안대를 샀는데 건강을 위해 산거라며 잔뜩 합리화 중이다. 이렇게 계속 아프고 심심하다가는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돈을 더 쓸 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도 아프기 시작한 지 며칠 되었으니 내일모레부터는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아픈 게 조금 나아져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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