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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낌 Oct 24. 2016

#4. 64일의 여행 일정

프랑스 - 까미노 프랑스길 - 포르투갈 - 까미노 포르투갈길

순례를 하기로 했다. 800km에 육박하는, 가장 대중적인 프랑스 길을 걷기로 했다. 혼자 외국 여행을 가는 건 처음이니 이왕이면 사람이 많은 편이 나았다. 프랑스를 가본 적이 없어서 순례 전에 짧게 여행하는 일정이다.




'한국 - 이탈리아(스톱오버/ 19h) - 프랑스 - 까미노 프랑스길 - 포르투갈 - 까미노 포르투갈길 - 바르셀로나 - 이탈리아(스톱오버/ 19h) - 한국'


서울 - Paris, France


프랑스를 떠올리면 크루아상, 바게트,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러스트 앤 본, 자유, 루브르, 오르세, 고흐, 그라피티 등이 생각난다. 생각나는 건 다양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미술관만 가면 충분할 것 같았다. 빵은 구경하러 다니면서도 먹을 수 있으니까.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 않았기에, 바욘으로 넘어가는 야간열차가 저렴한 날(7월 2일)을 기준으로 삼았다. 계획을 늦게 세웠더니 다른 날짜의 표는 거의 매진이었다. 더 늦어지면 프랑스에 너무 오래 있어야 했고 순례할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7월 2일에 파리에서 야간열차를 타면, 7월 3일에 바욘 역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프랑스길의 출발지점인 Saint Jean Pied de Port 역으로 간다. 한국을 떠날 때까지는 딱 여기까지의 계획만 있었다.


'7월 4일에 순례 시작'




일반적으로, 하루에 25-30km씩 걸어서 34일 만에 순례를 마친다고 한다. 무리하고 싶지도 않고, 무릎 부상의 경험도 있어서 자신이 없었다. '그 무거운 배낭을 지고 어떻게 그렇게 많이 걷지?' 하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 10km씩 걸으니까, 하루에 15km씩 걸어서 50일 정도 걸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그 이후의 계획이 있을 리 만무했다. 어떤 것도 예약하지 않아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그저 순례가 끝난 다음에는 바르셀로나를 구경할 계획이었다.


어쩌다 보니 예상과 많이 달라졌다. 표는 실제 순례한 일정이다.


Paris - Saint Jean Pied de Port - Santiago de Compostela, Spain




프랑스 길이 끝나갈 즈음에야, 포르투갈 길이 걷고 싶어 졌다. 그것도 산티아고를 도착한 이후에 확실해졌다. 다시 순례를 시작하기 전에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포르투도 구경했다. 며칠 한가롭게 지냈다. 낮잠도 늘어지게 자고, 정처 없이 걸어 다니며  숨어있는 곳곳에 그라피티도 찾고, 침대에 누워서 뒹굴대다가 부르면 뛰어나가고.


Santiago de Compostela - Porto, Portugal




다시 순례를 시작했다. 포르투갈 길을 걸었다. 걷다가 힘들면 쉬었다. 어차피 혼자 가는 길이니 천천히 가도 좋았고 돌아가는 비행기도 여유가 있었다.


Porto - Santiago de Compostela, Spain




포르투갈 길을 다 걷고, 바르셀로나를 느긋하게 돌아다녔다. 작년에 가우디 건축물(특히 까사 바트요, 구엘공원)이 인상적이어서, 다시 가고 싶었다. 바르셀로나의 분위기가 좋았고, 맛있게 먹은 음식이 많았다. 지난번에 가지 못했던 까사 밀라를 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미사를 드리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Santiago de Compostela - Barcelona - 서울, 한국




브런치에는 느낀 점과 개인적인 감상을 위주로 적을 예정이다. 산티아고 순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분께는 블로그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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