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꽃)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생활임금 쟁취 투쟁!
길 위에서
(밥과 꽃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생활임금쟁취 투쟁!!
옛 진보신당을 지지했던 것이 아니다. 나이 많은 여성에 청소노동자를 비례대표 1번에 앞장세운 용기를 지지했었다. 내 노조에 갓 가입한 청소노동자들이 있었다. 잔뜩 움츠려들어 사측과 어용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을 노동자들에게 단결하면 분명 노동환경을 바꿀 뿐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할 때였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김순자님이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온 사실은 우리 조합원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월이 흘러 길에서 김순자님을 만났다. 2016년도 장기투쟁사업장 공투단의 전국순회를 할 때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갔다. 청소노동자는 최저임금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당당하게 주장했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났다. 청소노동자가 일한 댓가는 생활임금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노동자들이었다. 나이 많은 여성이 청소라는 노동을 하게 되었을 때 사회적으로 얼마나 천시당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노조탄압사례가 아닐까 싶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도 공손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지녀야 할 청소노동자들이 감히 노동조합을 만들고 권리를 주장했다. 거기다 생활임금까지. 현대중공업 자본이 천인공노할 만한 사건이긴 했을거다. 현대중공업 자본에게 그녀들은 그냥 일회용품에 불과했을테지, 4년째 노상방치하고 있는 것만 봐도, 현대중공업 자본의 시선이 느껴진다.
자본은 원래 그렇다치지만, 그러면 우리의 시선은 어떠했나? 늙고 연로한 어머님들이 길거리에 쫓겨나 천막농성을 치고 있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지만, 그/ 녀들을 노동자형제로, 동료로 그/ 녀들의 절실한 요구였던 생활임금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삼아 투쟁했었나 하는 성찰과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오늘의 집담회는 4년째 투쟁 중인 그/ 녀 들의 길거리 투쟁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자리로서가 아닌 민주노총이 책임있게 투쟁을 이끌어 나갈 수 있기 위해 조금 한발 더 앞장 설 실천단을 구성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했다.
먼 길 달려간 나로선 실천단에 대해서 뭐라 할 말은 없었지만, 만약에 선전물이라도 나온다면, 성주사드기지가 있는 성주 소성리와 김천에서 그/녀들의 투쟁을 알려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은 해본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는 것은 그녀들의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음을 보태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녀들의 투쟁정신이었으면 좋겠다.
나이 칠순을 바라보면서 투쟁을 접을 수 없었던 그녀들의 생각은 분명 현장복직 뿐 아니라 청소노동자는 최저임금만 받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부업노동자가 아니라 당당히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생활임금을 요구할 권리도, 노동력의 재생산비용으로서 생활임금을 받을 권리도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나 중공업의 노동자들이 생계부양자로의 임금을 지급받듯이 그/녀들 역시 청소일을 할 뿐 노동의 성격이 다를 것이 하등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싸움이 아니었을까?
칠순이 되도록 싸워서 남기고 싶은 것이 있을 듯 해보였다. 나는 그/녀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해보지 못했다. 긴 세월동안의 우여곡절과 사연 많았을 투쟁을 어찌 한 두시간만에 다 이해할 수 있단 말인지, 나도 참 경망스럽다.
그러나 분명히 잊지 않는다. 처음 그녀들의 요구, 생활임금을 쟁취하자는 슬러건, 단 돈 몇백원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 속에 노동자의 임금인상에 대한 자본의 철저한 대항을 본다.
현대중공업자본은 뭣이 그리 두려워서 칠순을 바라보는 그/.녀들을 노상에 방치한 채 철저하게 짓밟고 있는가?
2018년6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