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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씨 Apr 15. 2024

202404151122

화양연화, 김현철의 디스크쇼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김현철 아저씨, 나도 이젠 아저씨지만, 의 라디오를 들으면서 옛날 생각에 젖어드는 걸 보니 말이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테면 1원짜리 땅콩캐러멜, 50원으로 교환해 주던 훼미리병, 5원짜리 판박이 스티커가 있던 덴버껌 같은 기억. 1원이란 돈을 사용했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 요즘 돈의 가치는 엄청나게 떨어져서 천배의 가치를 치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천배라, 지금은 천배쯤 아무렇지도 않게 소비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난 천배쯤 행복해졌을까?


왜 불혹에 이르러서야 그날들을 떠올려보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승환의 화양연화를 들으며 떠나간 세월을 그리워하게 되는 건 또 무슨 감정일까 싶다. 어릴 땐 듣지도 않았던 노래인데. 눈물이 날 것 같은 마음은 또 뭐고. 왜 다 지나고 나야 그것들이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건지. 그게 인간이 가진 숙명 일려나. ‘하얗게 흩어져 간다’ 가사의 한 문장만 되뇌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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