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하게 만드는데만 급급하며 시간을 사용하면 한 서비스 도메인 안에서는 1, 2년 내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벗어나면 어떨까?
다른 도메인에서 현재와 같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기까지는 또 다른 1, 2년이 필요해진다.
시간이 흐른 만큼 엔지니어로서 실력이 쌓였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시멘트 바르고 벽돌 올리는 숙련도는 늘어난다. 도구 사용 능력은 분명히 들인 시간만큼 몸에 배어있게 된다. 이는 엔지니어의 기본이다.
그럼 나머지 절반은?
단순 시멘트-벽돌 작업만 반복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 이 절반이다. 전체를 보는 망원경 같은 시야. 전체에서 현재 일이 어떤 부분인지 아는 현미경 같은 시야. 현재를 그려내고 변해가야 할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청사진으로 가는 스텝 바이 스텝을 계획할 수 있는 능력. 이런 시야와 능력은 근시안적인 시멘트-벽돌 작업만 반복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다.
엔지니어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란 잠시간 지나가는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고 얕게 적용해 보고 새로운 트렌트가 나오면 갈아타고를 반복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엔지니어링에는 80여 년 쌓인 공학의 정수가 있다. 먼저 길을 걸었던, 이제는 거인이 된 이들이 있다. 뉴턴이 했던 말과 같다.. 거인의 어깨에 서서 바라봐야 그 너머를 볼 수 있다.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거인을 공부하는 것. 공학의 원칙을 익히는 것. 이곳에 힘을 쏟지 않으면 10년이 넘어도 시멘트와 벽돌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면?
벽돌공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요즘은 벽돌공을 세련된 말로 메이커라고 부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