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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유 Oct 27. 2024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해


여전히 디톡스 다이어트가 인기 입니다. 식습관 개선을 통해 몸 속 독소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포인트죠. 독소가 몸에 쌓이면 각종 염증이나 암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깐요. 내 몸에 독소가 쌓이지 않게 잘 비워내는 것도 건강관리의 중요한 축입니다. 그런데 몸에 독소가 쌓이듯 마음에도 독소가 쌓입니다. 나쁜 말과 나쁜 기분이 자꾸 내 몸에 들어와 쌓이면 독이 되는 것이죠. 마음에도 독이 쌓이면 신체 건강에 영향이 가는건 시간 문제지요. 나쁜 말과 나쁜 기분은 어디에서 올까요?


예전 직장은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야 했습니다. 부서의 특징상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많았고, 대외적으로 상대해할 사람들도 많았지요. 하루 종일 다른 사람들 만나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정작 제 오피스 업무는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초과근무는 빈번해졌어요. 초과근무로 몸이 힘든건 차라리 괜찮아요. 쉬면 되니까요. 그러나 저를 괴롭히는 것은 그들과의 감정적인 문제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갑질의 상황이 발생할때죠. 을이 되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없습니다.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야 하는 경우 많습니다. 쓰레기 같은 더러운 감정이 쌓이면 처음에는 화가 납니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지?’ 그러나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나도 모르게 무기력 해집니다. 더러운 감정을 담는 것 이외에 딱히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느껴지니까요. 이 때 할 수 있는거라곤 다시 생각해보기가 전부였습니다. 

 

‘이 사람은 왜 저런 말을 할까?’

‘왜 나한테 분풀이를 할까?’

‘나는 이런 이야기 듣자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게 아닌데’

‘내가 뭐가 잘못된건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반문합니다. 그러다 종착지는 결국 나로 귀결되지요. 스스로 자책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어요. 서서히 지저분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나쁜 말과 더러운 감정은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자극과 감정이 계속 우리 안에 쌓인다는 것입니다. 몸의 독소를 빼내야 건강한 신체가 만들어지듯이 마음의 독소도 빼내야 정신적인 건강함을 유지하겠지요. 


마음의 정화를 이야기 하다보면 명상을 많이 언급합니다. 명상이 주는 효과는 마음을 고요하게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신체와 정신을 편안하게 이끄는 데 있지요. 주의 깊은 호흡과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뇌파는 알파파와 세타파로 변하면서 차분함과 명료함을 경함하게 해줍니다. 명상은 과잉된 생각이나 감정을 완하시키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게 하여 외부 자극에 의한 스트레스를 감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러나 명상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온전하게 명상의 효과를 체험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저는 종종 명상을 시도하다 오히려 잡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생각이 비워지기 보다 혼자 안드로메다에 빠져 출구를 빠져 나오지 못하는 기분이었죠. 


생각의 데이터가 많은 HSP(Highly Sensitive Person)에게 손 명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생각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거든요. 손 명상은 일종의 내면 글쓰기예요. 감정 일지, 성찰 일지, 성공 일지와는 또 다른 개념입니다. 이른바 자신의 머리 속에 떠도는 모든 생각을 글쓰기로 잡아내는 작업이죠. 생각은 머리속에 떠도는 것이라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HSP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한 경계 설정이예요. 생각의 영역에서도 이는 동일합니다. 어떤 생각이 진짜 중요한 것이고, 어떤 생각이 버려도 되는 것인지 골라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을 필터링 하는 작업으로 글쓰기를 할용하는 것입니다. 


손 명상에 활용하는 내면 글쓰기는 일반 글쓰기와 차이점이 있어요. 

첫번째, 누구도 읽지 않을 글이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절대 아니예요. 일종의 비밀 일기장 혹은 데스노트 쯤으로 여기면 좋습니다. 여기에 글 쓴 자신도 예외는 없어요. 자기 글을 쓰면서 읽게 되면 '자기 검열'이나 반추가 일어날 수 있거든요. 쓰고 버린다는 심정으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지 않아야 합니다. 


두번째, 글을 쓰는 시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나 기록이 포인트가 아니예요.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비울수가 없으니까요. 더 나은 상태로 나가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 쌓인 더러움을 골라 버려야해요.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전진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나가기 위해 현재에 집중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세번째, 손 명상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손을 직접 움직여 쓰는 글씨여야 합니다. 종이와 펜을 이용한 손 글씨를 쓰는 거예요. 자판을 두들기는 동작은 손의 움직임은 이용하지만 생각을 비워내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쓰는 글은 지우기 쉽다는 점이 있고, 타자 소리에 집중이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손 글씨 쓸 기회가 좀처럼 없는 요즘에는 이 작업이 더욱 어색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요가의 한 자세 혹은 운동의 동작처럼 생각하고 익숙해질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뭐든지 처음은 어색하니까요. 낯선 것이 익숙해지는데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손 명상은 현재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적어야 합니다. 내용은 절대 중요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막상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뭘 쓰지?',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막막함이 밀려오죠. 이렇게 파도처럼 밀려오는 생각을 그대로 종이 위에 적는 거예요. 


'무엇을 쓰지?'

'이게 무슨 도움이 되는 거지?'

'너무 바보 같아 보이지 않아?'

'어색한데. 이게 진짜 맞다고?'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종이 위에 글로 흘려보낸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차피 이 글은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누구를 위한 글도 아닙니다. 글씨체가 엉망이어도 상관없고 문법에 맞지 않거나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어요. 심지어 욕을 써도 괜찮습니다. 


이 과정은 우리 생각 안에 있는 불순물을 여과지에서 걸러주는 작업이에요. HSP(Highly Sensitive Person)은 주변 상황과 감정에 쉽게 동요되어 자기 안에 많은 데이터가 쌓입니다. 이 데이터를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나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선별해야 하는데 머리속으로만 하면 도무지 정리가 안됩니다. 나쁜 감정과 생각, 기억은 계속 그 상황을 도돌이표 처럼 멤돌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이 때 몸을 움직이면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는데 손으로 글을 쓰다보면 계속 온몸을 쓰게 됩니다. 손 글씨는 단순히 손만 움직이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어깨, 팔, 손목, 손가락 근육이 협응해 움직이는 매우 정교한 작업입니다. 인간의 신체 발달 중 가장 나중에 완성되는 만큼 고도의 운동 능력이에요. 


손 명상은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마음의 디톡스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생각들을 털어낼 수 있어요. 각종 감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요. 마음의 공간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마음의 정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다시 에너지를 채우고, 좀 더 명확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요. 마치 몸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것처럼, 손 명상을 통해 마음의 독소를 제거하여 더 건강하고 평온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죠. 마음 속의 더러움은 그때 그때 비워져야 좋은 것들로 채울 수 있잖아요. 쓰레기는 버려야지 가지고 있는다고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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