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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유 Oct 27. 2024

긍정에도 명품이 있다.

“완전 럭키비키잖아.”     


한동안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멘트가 유행했지요. 이른바 ‘원영적 사고’로 불리며 계속 회자 되었습니다. 장원영의 매력적인 외모가 컸지만, 운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상황에서 긍정적 사고로 바로 전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이 그녀의 팬도 아닌 사람을 주목하게 만들었을까요?     


진화론 관점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연약하고 불리한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어요. 이런 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 남으려고 유리한 쪽으로 진화했고, 그 결과 인간은 사고하는 정신력을 발달시켰습니다. 원시시대에 인간이 맹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생명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필요했지요. 위험이 감지되면 빠르게 판단하거나 피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두려움, 불안을 느끼죠. 맹수의 공격이 없는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위험으로부터 피해야 하는 본능적인 두려움과 불안은 이어져왔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맹수에게 물려 죽었거나 어딘가 다쳐서 죽든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지 못하고 명을 달리했을테니까요. 위험을 감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부정적인 사고가 먼저 드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것이죠. 그래서 긍정적 사고에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긍정적 사고를 가진다는 것은 부정적 사고라는 본능을 거스르고 전환하는 힘이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사람들이 원영적 사고, 즉 긍정적 사고에 열광한 이유는 가지기 어려운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한 부러움 아니었을까요? 긍정적 사고는 비싼 명품백처럼 쉽게, 아무나 얻을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명품이 가치있는 이유는 시간과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긍정적 사고도 마찬가지에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설계된 부정적 사고를 단시간에 철거하고 긍정의 사고로 재건축하는 노력이요. 긍정적 사고를 재건축 하는 과정은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짜 긍정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까요요. 이 때 HSP의 민감성은 강점으로 발휘될 수 있어요.



명품들 중에 가짜 명품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슷한 퀄리티와 디자인을 갖고 있더라도 가짜 명품은 가짜일 뿐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긍정 중 가짜 긍정이 상당히 많습니다. 가짜 긍정은 가짜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긍정의 효과를 가져올 수 없어요. 가짜 긍정은 헛된 기대, 허황된 희망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굉장히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해 ADHD 가 의심되었던 상황이었어요. 검사 결과 ADHD 까지는 아니지만 정서적 불안 증상이 있어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지요. 상담사는 아이를 긍정적으로 보라고 조언해 주었죠. 긍정적으로 보라고 하니 아이가 언젠가는 다른 아이들만큼 평범해지고 좋아질 거라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죠. 가짜 긍정은 오히려 헛된 기대를 만들고,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더욱 절망하게 만듭니다. 좋게 보려고 애쓰는 것이 긍정이 아닌데 잘못된 방향으로 에너지를 썼던 것이죠. 


긍정이라고 하면 좋게만 생각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긍정의 사전적 의미는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사물의 존재 방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죠. 어디에도 긍정이 좋게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아픈 아이를 보고 무조건 좋아질 거라고 희망을 품는 게 아니라 아픈 정도를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래야 현재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진짜 긍정이라는 이야기예요.


원영적 사고가 가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긍정적 사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부정적인 것을 긍정의 결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있습니다. 자기 차례에서 판매되던 빵이 품절됐을 때, 다시 빵을 구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정적인 사고 패턴 때문에 지금 사지 못하는 자체가 짜증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따끈하게 구운 새로운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어 행운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새로 구운 따끈한 빵을 가장 처음 먹을 수 있다고 초점 맞추면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긍정적 사고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해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관리하는 것이죠.


진짜 긍정은 기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억지로 만들어 낸 긍정은 기분을 좋게 만들지 않으니까요. HSP는 자신이 참더라도 상황이나 다른 사람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어요. 갈등을 만들어 내지 않으니 그것이 좋은 상황이라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실상은 자신에게 불편한 감정만 남습니다. 가짜 긍정에는 세로토닌 같은 안정된 호르몬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뭐든지 억지로 하는 것은 역효과가 납니다. 우리 몸이 편해지지 않아요. 오히려 스트레스 상황으로 여기게 됩니다. 하지만 진짜 긍정은 실제로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진짜 긍정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부정적인 사고는 억지로 없애려고 애쓰는게 아니라 더 많은 긍정으로 밀어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사고를 억지로 없애는 것 또한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또 다른 부정이기 때문이지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부정적인 패턴을 긍정의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연습이에요. 방향 키를 돌리려면 역행하는 힘이 필요하겠지요.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우리 안에 더욱 집중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연습과 노력이 쌓이고 쌓여 시간이 지났을 때, 삶은 우리에게 명품이라는 멋진 선물을 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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