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유식 - 밥태기 대응중 2
자기주도 이유식
핑거푸드를 만들어 주기에는 귀찮다,고 지난번에 썼는데 영 숟가락을 거부하는 것 같아 주말에 다시 핑거푸드를 만들었다. 손으로 직접 잡고 먹게 해 주니 일단 짜증을 안 낸다. 눈과 머리도 안 비빈다. 진짜 이 부분이 제일 감사하다...ㅠㅠ
8개월 우리집 아기의 식사는 이제 이른바 아기주도(자기주도) 이유식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이다. 물론 엄마아빠가 흘러내린 조각들을 다시 입에 넣어주기도 하고, 언제든 죽이유식을 병행하려고 간 보는 중이다. 신기한 건 숟가락에 얹은 죽은 극혐하면서 손가락으로 뭐든 넣어 주면 잘 먹음...ㅠㅠ
분유빵 레시피를 다시 정독해서 만들었다.
일단 갈아놓은 딸기 퓨레를 빨리 소진해야 했기 때문에 딸기를 넣어서.
레시피는 분유와 과일퓨레(갈은것) 1:1 이고 나는 일단 조금만, 각 50g씩 넣었다. 그리고 달걀 노른자. 다 섞었더니 너무 주르륵 흘러 보여서 나머지는 쌀가루로 채웠다. 키포인트는 재료의 비율보다 눈대중으로 '부침개 반죽' 처럼 주르륵, 흘러내리는 정도가 되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리콘 큐브 틀에 적당히 나눠 넣고 전자렌지 1분30초. 오트밀을 넣어서 약간 뻑뻑했다.
비트고구마도 만들었다.
모든 큐브는 15g단위로 만들고 있다. 고구마큐브 4개, 양파큐브 1개, 비트큐브 1개 다 섞어서 반죽하고, 9개로 나누어 발뮤다에 적당히 겉이 마를 정도로 170도 10분 정도 구워 줬다. 손에 들러붙지 않게 겉만 말리면 되니 이런 건 에어프라이어가 빠를 것 같다. 스틱 형태도 반죽 질감의 감만 잡으면 공장 돌리듯 생산 가능할 듯...
맛있게 먹여 보려고 채수와 다시마를 빡세게 우려 만든 엄마표 죽이유식은, 팬에 기름 없이 구워서 몇 번 줬다. 아직 중기 수준의 질감이라 잘 안 구워지는데, 시간을 들이면 되기는 한다. 하다가 좀 아니다 싶으면 달걀물을 입히거나 쌀가루 묻혀 부치면 될 것 같다. 밥전 레시피를 좀 찾아보긴 해야겠다.
자기주도 이유식이 또 새로운 영역이라 찾아보는 데 시간을 쏟게 된다. 앞으로 해줘 볼까 싶은 건 몇가지 스틱과 국수를 삶아 잔치국수처럼 주는 것, 두부볼 같은 것들이다. 뭘 계속 만들면 내가 힘들 테니 아보카도, 바나나 같은 생과일이나, 구운 두부나 사과 같은 원물들도 주려고 한다.
자기주도 이유식의 단점으로 손꼽히는 '식사 후 난장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죽이 입에서 흘러나오고 꺼내고 던지고 손으로 난리를 치느라 이미 우리 아기의 식탁은 엉망진창이었기 때문. 핑거푸드 위주로 바꾸니 오히려 숟가락 들이밀 때보다도 식사후 식탁이 깔끔하다...!!
문제는 식판에 주어야 하는 양을 잘 모르겠다는 점. 만들때 준비한 재료의 양 (죽의 그램수, 또는 큐브의 그램수 등)을 기준으로는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120~130g 을 준다. 그러나 수분이 원체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실제 음식의 그램수는 그 절반에 못 미친다. 아기가 먹긴 거진 다 먹는데 배가 차긴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결론은 잘 모르겠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