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2015년 8월 24일
도심과 자연이 함께하는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이민을 환영하는 나라답게 다양한 민족이 어울리며 살아간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로 1840년부터 1865년까지 25년간 뉴질랜드의 수도였다. 뉴질랜드 총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영국 등 유럽 출신의 백인들과 마오리족 원주민 외에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로 구성되었다. 19세기 중반, 식민지 총독이던 윌리엄 홉슨이 당대의 영웅이던 인도의 총독 로드 오클랜드(Lord Auckland) 경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지었다.
뉴질랜드의 북섬에 위치하고 있는 오클랜드는 도심과 자연이 함께하는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화려하고 근사하게 꾸미는 아름다움보다는 자연스러움이 함께 하는 곳이다. 바다를 품에 안은 도시 오클랜드는 차로 몇 분만 나가면 아름다운 숲과 바다가 펼쳐진다. 요트 크루즈도 가능하고 돌고래, 범고래 등을 만나는 해양 동물 사파리를 즐길 수도 있다. 화산섬들의 트레킹, 온천 여행, 아름다운 해변의 수영, 일광욕 등 즐길 거리들이 넘치는 곳이다.
이민과 워킹 홀리데이를 환영하는 나라답게 다양한 민족이 보인다. 중국, 일본, 한국뿐 아니라 태국, 인도 등 이제는 익숙해진 모습의 사람들이 보인다. 식당, 미용실, 슈퍼, 다이소, 찻집, 마사지 샵 등 그들이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도심의 곳곳에 보이고 걷고 있는 나를 주목하는 눈도 없다.
비싼 물가에 놀라고 도심인데도 오후 6시면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는 모습도 신기하다. 식당과 술집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상가들이 6시 또는 그 이전에 문을 닫아 도심의 야경이 밝지는 않다. 6시가 지나가면 야근 수당을 포함해야 해서 인건비가 2배로 오른다. 근무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일찍 문을 닫고 각자의 삶을 누리는 시간을 갖는다.
며칠을 지내며 깨닫게 되는 것은 이 곳은 인간의 가치, 노동의 가치가 높은 곳이다. 뉴질랜드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있는 일본인을 3명이나 만났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뉴질랜드에서의 워킹 홀리데이를 선택하기도 했지만 경제 규모 3위의 일본보다도 뉴질랜드가 인건비가 더 높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가는 비싸지만 높은 최저 임금 때문에 무엇을 하든지 생계 부담은 없다. 꼭 대학을 갈 이유도 적어지고 출세할 이유도 없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을 할 이유도 없고 대기업에 입사하자고 스펙을 쌓을 일도 없다. 그냥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호화롭지는 않지만 나름 여유롭게 살아간다. 모두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한국의 최저 임금은 언제쯤 현실화될까? 모두가 대학에 가야 하고 모두의 꿈이 대기업과 공무원인 불쌍한 나라다. 다양한 꿈과 삶이 없는 나라, 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한국처럼 불쌍한 곳도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