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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Aug 05. 2016

43km의 황금빛 모래사장

골드코스트, 바이론 베이, 브리즈번 2015년 9월 4일

43km나 되는 황금빛 모래사장이 이어지는 곳이다.

먼 이국 땅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그들만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골드코스트는 행정 도시의 명칭이 아니라 북쪽의 사우스포트에서 시작하여, 서퍼스 파라다이스·벌리 헤즈·쿨 랑가 타 등 4개 시를 묶어서 부르는 호칭이다. 퀸즈랜드 주 남동해안에 43km에 걸친 모래사장이 있고 그 모래사장을 접하고 있는 도시들이다. 43km나 되는 황금빛 모래사장은 초대형 해수욕장이 되고 서핑 장소로도 유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쟁에서 귀환한 병사들의 휴양지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때까지 이 지역은 사우스 코스트(남해안)라고 불렸지만, 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진 194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투자자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이 땅이 골드 코스트라고 불리게 되었다. 


1980년대에 일본 부동산 업체들의 투자가 늘며 더 많은 고층 빌딩이 지어지게 된다. 이 시기에 드림 월드, 씨월드, 무비 월드, 웨트 앤 와일드 등의 테마 파크가 차례차례로 지어지게 되고, 골드 코스트는 거대한 리조트 단지가 되었다. 


유럽인이 정착을 시작한 19세기에는 임업과 농업이 주된 산업이었지만, 관광지로 유명세를 탄 이후 골드 코스트는 부동산 투자와 그 결과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05년에는 높이 322.5m의 초고층 빌딩인 Q1이 건설되었고, 부동산 투자는 다시 한 번 호황을 맞았다. 지금도 호주에서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도시이다.


남미 여행의 인연 덕분에 워킹 홀리데이를 하는 한국인들의 셰어 하우스에 머물며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방이 3개인 아파트에 7명의 한국 청춘들이 함께 머물고 있었다. 거실에서 커튼을 치고 자는 친구도 있고 2~3명이 함께 쓰는 등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60만 원 내외의 임대료를 내고 지낸다.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번화가인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이다.


보조 셰프, 호텔 하우스 키퍼, 마사지사, 한인 식당·상점 종업원, 청소부, 자전거 투어 드라이버, 육류 가공 공장 노동자 등이 골드 코스트에서 만난 한국 젊은이들의 직업이다. 이들은 호주 시민권이 없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정 정도의 언어 장벽을 갖고 있다. 그런 외국인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이런 종류의 일이다.


시급은 가장 적은 곳이 한인 식당·상점에서 일하는 경우로 12달러(830원/1 호주 달러), 가장 많은 곳은 육류 가공 공장의 노동자로 시급이 40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20달러에서 30달러 초반 정도였다. 대부분 고용주가 필요할 때에만 일하는 'Part Time Job'이다.


한인 식당·상점은 시급이 적은 대신 일하는 시간이 많고 시급이 많은 경우는 근무 시간이 많지 않아 이들의 평균적인 수입은 2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육체노동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승진을 바라거나 경쟁할 필요가 없고 비자가 만료될 때까지의 한시적인 생활이다. '영어 실력을 키운다.'거나 '다음 학기 등록금을 모아가겠다.'라는 그런 작은 목표들을 제외하면 일이 있을 때 일을 하고 없을 때는 쉬거나 일상을 즐기는 생활이다.


워킹 홀리데이의 가장 큰 3가지 목적은 돈·영어·여행이라고 한다. 또 하나가 있다. 이 곳의 젊은 친구들은 고등학교까지 끝없이 계속되어온 '제한'과 누군가의 '간섭'이 없는 '처음 갖는 자유'을 느끼고 있다. 자유와 함께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책임지는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비자가 만료될 때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선택이 필요할 때까지 현재를 충분히 즐기길 빌어본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고,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 노자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서 2년을 지낸 친구의 조언은 '거주지로 시드니를 고수하지 말라'와 '직업을 직접 찾아보라'이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경쟁도 늘었고 직업을 알선해 주며 수익을 챙기는 업체들도 많아졌다. 


시드니를 벗어나면 경쟁이 적어진다. 한글로 된 사이트나 업체를 찾는 것보다는 영어로 된 구직 사이트를 찾아보고 직접 면접을 다니는 편이 효율적이다. 근무시간이 길고 시급이 적은 한인 식당·상점보다는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영어를 사용하는 곳을 권한다. 시급이 더 높아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영어가 늘 수 있는 기회라고 한다.


2016년 7월 회계연도부터, 호주는 워킹 홀리데이를 하는 사람에 대한 세율을 32.5%로 올렸다. 돈을 생각한다면 호주는 더 이상 워킹 홀리데이에 매력적인 국가는 아니다. 호주는 세율을 올리는 대신 2016년부터 중국인의 워킹 홀리데이를 허용했다.


이 친구의 조언이 호주가 아닌 다른 국가(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이다.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람은 논리적인 학습보다는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두려움에 의한 망설임보다는 시작하고 보는 것이다. 완벽한 계획은 없다.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것이 가장 좋은 계획이다. 


일행의 숙소에서 보는 바다 - 바다가 보이는 쪽의 임대료는 1.5배 이상이다.
전망대에서 보는 황금빛 모래사장
43km의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내륙 쪽 전경
해변의 갈매기는 항상 여유롭다.
해변의 반대편은 운하 형태의 좁은 바다다.
서핑이 유명한 서퍼스 파라다이스
Byron Bay - 호주의 가장 동쪽 끝 해안
썰물 때 남은 물에 비쳐진 하늘
골드 코스트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어 하루 나들이를 다녀왔다.
어느 예술가가 모래에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포카리 스웨트 CF에 나왔다는 Byron Bay 등대
간호사를 하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왔다는 두 친구와 남미에서 여행을 같이 한 친구, 그렇게 4명의 소풍이다.
등대 위로 행글라이더들이 돌고 있다.
망중한을 즐기는 현지인들
저녁 파티 준비가 한창이다.
Brisbane - 퀸즈랜드의 중심 도시다.
길가에 앉아 도시락 먹는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
아이들을 위한 강가의 수영장 - 주변의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퀸즈랜드 공과대학 - 여기도 동양계 학생들이 많다.
호주에서는 버거킹 상표가 미리 등록이 되어 있어 헝그리잭이라는 이름이 쓰이고 있다
호주에서 영화 암살을 보았다. 영문 자막으로 나와 일본어가 나오는 부분은 이해불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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