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2015년 9월 14일
다윈의 방문으로 도시의 이름이 다윈이 되었다.
일본은 공습을 감행해 도시를 처절하게 파괴했다.
호주의 북쪽 끝에 위치해서 '탑 엔드(Top End)'라고 불리는 다윈은 노턴 테리토리 주의 주도이다. 5월 ~ 10월에 열리는 민딜 비치 선셋 마켓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고 7월에는 맥주나 음료수 캔으로 보트를 만드는 다윈 맥주 깡통 보트 대회가 열린다.
이 곳은 시드니나 멜버른보다 인도네시아가 더 가까운 곳이다. 다윈은 시드니와 멜버른과는 달리 북반구 위주인 세계사의 격동 속에 휘말렸다. 세계 2차 대전(태평양 전쟁) 당시 1941년에 1만 명의 연합군이 다윈에 상륙했고, 1942 ~ 1943년 일본은 미국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버금가는 공습을 감행해 도시를 철저하게 파괴했다.
태평양 전쟁의 중요한 군사작전 중 하나였고, 호주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영국 왕실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30만 명의 군인을 유럽에 파견하고 본토는 무방비 상태였다. '오늘이냐?', '내일이냐?'하며 일본군의 상륙을 두려워했고 일본군의 잔악함에 대한 소문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다윈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관련 전시물인 디펜스 오브 다윈 익스피리언스(Defense of Darwin Experience)와 다윈 군사박물관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되었다.
호주는 오래전에 대륙에서부터 떨어져 나왔다. 그래서 다른 대륙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동식물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캥거루와 코알라다. 코알라는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칼리나무의 잎만 먹으면서 수분과 영양분을 해결한다.
캥거루(kangaroo)란 이름은 유럽인들이 원주민에게 '앞주머니가 달린 저 신기한 동물은 뭐냐?'라고 물었더니 '캥거루'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원주민 말로 '나는 몰라요'라는 뜻이다. 그렇게 캥거루는 캥거루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도시의 이름이 다윈인 이유는 진화론을 발표했던 '찰스 다윈'이 이 곳을 방문했기에 도시 이름을 다윈으로 정했다고 한다. 도시가 들어서기 전에 다윈이 방문하였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아마 그도 팡게아에서 일찍 분리되어서 다른 대륙과는 다른 진화 과정을 밟은 호주의 동식물들이 궁금했으리라.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논쟁을 아직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상식적인 대화나 교육 과정에서 진화론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호주 대륙에는 대형 육식 동물이 없다. 인류가 처음 호주 대륙에 들어왔을 때 사람 무서운 줄 모르던 육식 동물들이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고 모두 사라져 갔다 한다. 이것은 아메라카 대륙도 비슷하다.
지구 상에 생물이 출현한 이후 최소 11차례에 걸쳐 생물이 크게 멸종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멸종이 있었던 다섯 차례를 '대멸종'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6천5백만 년 전의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지며 포유류가 지구의 주류가 되었고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가장 피해 규모가 컸던 대멸종은 2억 5천만 년 전에 있었던 3차 대멸종이었고 해양 동물 종의 96%가 멸종되었다.
학자들은 또 하나의 대량 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전의 대멸종의 원인으로 소행성 충돌, 화산 폭발, 기후변화, 해수면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원인들의 조합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제6차 대멸종은 전혀 다른 이유이다. 6번째 대멸종을 촉발한 것은 인류이다.
인류(호모 사피엔스)에 의한 현재 진행형의 6차 대멸종으로 양서류 30 %, 포유류 23%, 조류 12%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무분별한 남획, 희귀 동물들의 표본 수집, 서식지 파괴, 지구온난화 등이 원인이다. 20세기에만 2만~200만여 종이 멸종하고 매년 14만여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인류가 생물 종의 지배자가가 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지구의 정화 능력을 넘어섰다. 이전의 대멸종에 비해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종들의 사멸 속도는 이전의 멸종에 비해서도 굉장히 빠르다고 한다. 이전의 대멸종은 모두 그 시대의 지배자들을 사라지게 했다. 어쩌면 다양한 생명들이 멸종하고 인간만 남은 지구에서 비참하게 대를 이어갈지도 모른다.
일부 학자들은 이미 6차 대멸종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단정한다. 과잉 소비와 성장주의는 인간의 본능 같은 것이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없앨 수는 없다. 그리고 이미 늘어난 인구를 인위적으로 줄일 방법도 없다.
우리가 과연 다른 종들을 멸종시키면서까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종인지 궁금해진다. 인간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다면 우리가 그런 가치들을 만들어야 한다. 각자 개인이 살아가는 가치, 하나 둘 모여 살아가는 가치, 전 인류가 살아가는 가치. 돈이나 권력의 가치가 아닌 사람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