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15년 10월 4일
2014년 8월 8일 ~ 2015년 10월 4일 긴 여행
어쨌든 살아 돌아왔다.
422일째.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이 나라는 산과 아파트가 많은 곳인 듯하다.
주변 사람들의 대화가 귀에 잘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
서울의 거처를 모두 정리하고 출발한 여행이라 서울도 하나의 여행지가 되어 버렸다.
먼 길을 걸었다.
'배낭 여행자의 노래(신치림)'라는 곡을 배워 흥얼거리며 룰루랄라 즐겁게 여행을 즐기기도 하고 순간순간 힘들고 지쳤을 때에는 '나에게 보내는 노래(안도현)', '봄 길(정호승)'와 같은 시를 되뇌며 길을 이어가기도 했다. 내가 '어디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디 가자는 거냐?' 하는 물음에 묶였을 때에는 '93 million miles(Jason Mraz)'를 들으며 '어차피 멀리 가봐야 지구 위 아니냐'하는 위로도 받은 것 같다.
그렇게 걷고 걷다가 '아마추어(이승철)'라는 곡을 계속 듣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 다 같은 아마추어야'
지난 세월 너무 우쭐대며 살았었다는 뉘우침을 가져본다. 남은 시간은 다른 이들을 좀 더 돌아보며 살아야 할 듯하다.
긴 길을 걸었고 이제는 또 다른 길 위에 서야 한다. 어디에선가 헤매기도 할 것이고 어떤 때는 뒤돌아 걷기도 할 것이다. 내가 어디에 갔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이다. 그리고 '어디로 향하는가?'이다.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없다. 세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