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회사 만을 다녔던 나는 부끄럽지만 여자 알레르기가 있었다. 네가 성별이 여자인데 여자 알레르기가 도대체 뭐냐 한다면 몇 가지 이유를 들이밀었다.
"제가 집에 남동생 밖에 없어서..."
연년생 남동생과 직구 방식으로 대화하던 나는 여성적인 대화가 심히 어려웠다. 남동생과 온갖 스포츠를 배우며 경쟁심리를 불태웠고 선머슴처럼 지냈었다.
대학시절까지도 남자 동기들과 더 주먹다짐을 하며 의리를 외쳤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자가 많은 곳에 가면 저절로 긴장하게 된다. 병도 아닌데 닭살이 돋아있고 어찌할 줄 모른다. 무슨 대화를 할지 주제를 찾지 못해 입을 닫았던 적이 많다.
성격이 이렇다 보니 아는 언니 하나 없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남자동료와 부딪히는 문제는 남자 동기들한테 물어보고 여전히 여자와의 접촉은 적었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여자 알레르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잠깐 거쳐갔던 회사는 다행히 여자 상사 1명, 남자 상사 1명씩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했다. 규모가 작으니 편히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도 이 알레르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지도 부탁드린다고 했거늘,
여자 상사가 준 그녀의 어드바이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네가 여자랑 어려운 게 언니가 없어봐서 그래.
너 여자 친구들이랑 어렸을 때 인형놀이해봤지?
시녀가 공주한테 공주님 드레스 가져올까요? 하고 옆에서 시중들잖아. 그거랑 똑같아.
공주랑 시녀 놀이한다고 생각해. 그러면 좋아해."
여성 바이 어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그녀는 실제로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사고 있었다. 나도 그녀가 말한 대로 연습했지만 내 업무 스타일이 아니었고 남자 바이어를 마킹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안 되는 곳에 힘을 쓸 바에는 월래 천성을 사용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나는 내 자리에서 내 일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내가 본인을 치고 올라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팀원들한테는 대표가 나를 좋아하는 게 너무 속상하고,
내가 최초로 추천한 여성 바이어가 물건의 품질을 깎아내렸다며 대표에게 고자질했다. 그것도 나의 바로 옆에서..
그녀는 왜 그랬을까? 질투심을 대놓고 드러내니 그녀를 보는 게 거북해졌다. 그녀가 대응하는 바이어 앞에서도 그런 감정들을 감추고 일을 한다고 하니 물건에 신뢰감도 들지 않았다.
그녀가 왜 그랬을까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