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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Aug 30. 2023

이제 우리 집에는 3D 프린터가 두 대입니다.

MAtt's Toy Workshop

집에 3D 프린터 한 대씩은 다 있죠. 모든 집에 3D 프린터가 다 도입될 거라니 저도 냉큼 3D 프린터를 구입했었어요.  



지금은 단종된 것 같지만 제 Anet A8 프린터는 10만 원 초반에 정도로 저렴하기도 했어요.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플라스틱 덩어리를 만드는 이 까다로운 프린터로 장난감도 실컷 만들고 필요한 물건도 만들고 즐거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가는 실로 녹여 쌓아 올리는 FDM 방식의 3D 프린터는 정밀하게 출력하기 힘들어 아쉬웠어요. 


정밀한 출력을 하려면 빛을 받으면 굳는 액체 레진을 사용하는 SLA 방식의 3D 프린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싼 프린터도 100만 원이 우습게 비싼 장비였어요. 개인이 구입해서 사용하기에는 무리였죠. 그래서 3D 프린터 책을 쓸 때도 가정에 한대씩 있어도 부담 없을 법한 FDM 3D 프린터를 위주로 설명했어요. 


https://brunch.co.kr/@matthewmin/146


그런데 SLA 3D 프린터 가격이 점점 싸지더니 최근에 30만 원대 프린터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수많은 3D 프린터들이 이미 가득 찬 장바구니를 정신없이 들락날락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커다란 택배가 도착하고 저는 등짝을 버리고 박스를 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언박싱입니다. 프로즌 소닉 미니 8K S입니다. 이제 우리 집에는 3D 프린터가 2대입니다.



8K라고 하면 4K 보다 2배는 좋아 보이지만 출력 면적이 넓으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면적당 픽셀 수가 더 중요하지만 새 3D 프린터는 이름처럼 출력 면적도 미니입니다. 그러니 해상도도 좋겠죠. 



어딘지 기계 덩어리 같았던 FDM 프린터와 비교하면 깔끔한 가전제품 같은 느낌입니다. 



안쪽 상자에는 깔때기나 스크레퍼 심지어 고무장갑도 들어 있어요. 튼튼해 보이는 USB가 가장 반갑습니다. 



새 제품에만 느낄 수 있는 비닐도 벗기고



좀처럼 사지 못하던 국내 인증 제품이라 전원 장치에 KC 인증 마크가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출력이 48W입니다. FDM 프린터처럼 히터가 없어 전기도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 거 같아요. 스탠드 조명을 켜둔 정도입니다. 



이 프린터는 빛을 위로 쏘아 레진을 경화시키는 구조입니다. FDM 프린터는 플라스틱을 녹이는 익스트루더의 위치를 조종하는 모터가 생명인 것처럼 SLA 프린터는 빛이 나오는 LCD가 가장 중요합니다. LCD가 잘 동작하는지 확인합니다. 



다 켤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 한 겹을 굳혀서 레진 수조를 청소할 때 쓰는 기능이죠. 



모든 3D 프린터가 그렇듯 이 프린터도 수평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나사를 풀고



LCD 위에 종이를 한 장 올립니다. 그리고 끝까지 내립니다. 그럼 LCD와 딱 종이 한 장으로 수평이 되죠. 



이제 꽉 조이면 끝납니다. 



레진 수조를 고정하고 살 때 보너스로 받은 레진을 조심스럽게 부어줍니다. 1kg에 81,000원이니까 1g에 81원이에요. 한 방울이 0.05g이라고 하면 4.05원, 두어 방울 흘리면 10원이나 하니까 조심해야 해요. 생각해 보니까 양주보다는 저렴하네요. 술을 끊고 레진을 사기로...



처음으로 무얼 출력해 볼까 고민고민하다 그냥 샘플 파일을 선택했습니다. 프린터 회사가 가장 잘 출력되도록 설정해 두었을 테죠. 



파일이 들어 있는 USB를 옆에 끼웁니다. 이전 모델은 편하게 프린터 앞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 모델은 그보다 많이 저렴하니까 충분히 용서할 수 있습니다. 정 귀찮으면 개조해도 되고요.  



출력할 파일을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한층 한층 단면을 빛으로 쏴 굳힙니다. 



한 층이 끝나면 올라갔다가 다시 딱 한층 높이만 남기고 내려옵니다. 



계속 반복하면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출력물을 만나게 됩니다. 3시간 조금 안 걸린 거 같아요. 옆으로는 아무리 넓어도 한 번에 출력되니까 시간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높을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죠.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알코올로 세척합니다. 알코올이 세탁기처럼 돌아가는 장치도 있는데 그냥 붓으로 닦아주는 게 더 빠르더라고요. 최근에는 무독성에 물로 세척하는 레진도 있습니다. 다 쓰면 그 제품도 써보려고요. 



UV로 경화를 해줘야 하는데 프린터가 자랑하는 샘플이라 상당히 단단합니다. 집에서 만든 걸까 싶은 정도로 정밀하고요. 

https://youtu.be/2t7TBDwUzK4


빌드 플레이트에 너무 딱 달라붙어 떼는데 애를 먹은 걸 빼면 정말 장난감을 만드는 장난감의 최종 끝판 왕입니다. 세상에 모든 물건을 얻은 기분이에요. 모든 물건을 디지털 파일로 존재하고 필요한 건 그때그때 뽑아내는 거죠. 물론 적당한 모양이 되어야 하고 남은 레진을 세척해야 하고 단단해지도록 경화 처리도 해야 하지만 그만큼 미래가 가까워졌습니다. 가격만큼은요. 


아내에게 다른 집에는 3D 프린터가 3대씩 있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세요 : 3D 프린터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5594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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