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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Dec 15. 2018

미과공 3D 프린터가 출간되었습니다.

[공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걸까요?

나이를 먹어가며 항상 맴도는 여러 가지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나만의 대답을 가지지 못하면 어쩐지 올바른 어른이 못 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다가도 그만 어른이 될 필요는 있는 걸까 적당히 생각하다 최근 또 하나의 대답을 생각해냈습니다. 

어른은 더 많은 재료를 다룰 줄 압니다.

어릴 때 다를 수 있는 재료는 종이나 수수깡, 나무젓가락 정도였어요. 금속은 철사를 구부리는 정도였고 돌은 있는 그대로를 쌓는 것뿐이었죠. 물론 장난감은 대부분 플라스틱이었지만 그건 어른들이 플라스틱이 미리 만들기 편해서 였지 장난감이 정말 플라스틱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어른은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만 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무언가 만들기 위해서 재료를 접하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어른의 경험과 지식 축적은 어떤 재료도 다룰 수 있고 새로운 재료를 찾기도 합니다. 재료에 맞는 도구도 잘 사용하죠. 

그래서 3D 프린터는 정말 곤란한 도구입니다. 사용해 본 사람도 그리 많지 않지만 사용해보면 조금도 어렵지 않거든요. 몇 가지 원리만 이해하면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지 않고도 생각하고 있는 어떤 물건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화두와 맞물리면서 모두 3D 프린터를 알고 있지만 막상 별로 만들어 볼 게 없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어른들은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이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3D 프린터는 어른의 도구가 아니라 어린 다음 세대를 위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생 아들들에게 사용법을 가르쳐 볼까 생각했습니다.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아이들은 제가 어린 시절 다룰 수 없던 플라스틱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플라스틱 말고 다른 재료도 쓸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쉽게 익혔습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가는 모양이 만들기 쉽다고 설명했더니 이런걸 만들어 보더라고요.


그래서 3D 프린터가 어른들이 재료를 다루는 방법과 어떻게 다르고, 만들고 싶은 상상력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묘사할지, 디지털 세상은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3차원 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그린 그림을 3D 프린터는 어떻게 이해하는지 이야기 해보기로 했어요. 이 책은 아들들에게 3D 프린터 사용법을 가르쳐 주면서 해 주었던 이야기입니다.



3D 프린터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가장 간단한 프로그램 사용법과 3D 프린터 동작법을 설명하지만 방법만 나열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생각한 상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은지 도면을 이해하는 방법에서 생각을 디지털로 바꾼 일이 왜 디지털 혁명이라고 부르는지 설명합니다. 거기에 1차원과 3차원의 차이와 4차원을 이해하는 방법, 완벽한 디지털 세계가 불완전한 진짜 세계로 나오려면 어떤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는지도 설명하죠.


쓴 책의 초판본을 택배로 받아보는 건 제 꿈이었습니다.


책이 나오기까지 성신 미디어의 홍 실장님과 꼼꼼하게 편집해 주신 임채경님, 복잡한 기술을 간단한 디자인으로 표현해 주신 이미애님과 삽화를 그려주신 백용원님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3D 프린터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아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책에 미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여기에 남겨봅니다. 
왜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은 만들기가 어려운지 알려드릴게요.

우리가 쉽게 하는 여러 가지 일들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상당히 복잡합니다. 콧구멍을 후비고 싶다면 오른손을 들어, 검지를 길게 펴서 똑바로 콧구멍을 향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실수로 엄지를 편다면 콧구멍이 커질지도 모르고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눈으로 향하기라도 한다면.....
하지만 우리에게 콧구멍 후비기는 아주 쉽죠. 콧구멍을 자주 후비다 보면 익숙해지니까요. 익숙해지면 엄지로 후빌 수도 있죠. 검지 방향이 아주 조금은 틀려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로봇은 아무리 연습해도 익숙해진다는 것을 모릅니다. 디지털 정보로 정해진 위치에 틀림없이 움직입니다. 로봇은 한번 콧구멍을 후비든 100번 콧구멍을 후비든 언제나 정확하죠. 연습이 필요 없어요. 로봇에게는 연습이 의미가 없는 대신 콧구멍을 향한 아주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별로 신경 써 본 적이 없는 얼마나 세게 파야 할지, 얼마나 빨리 파야 할지도 정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처럼 검지 방향이 조금 틀렸다간 엉뚱한 곳에 새로운 콧구멍을 만들지도 모르죠. 
3D 프린터도 마찬가지랍니다. 정확하게 움직이는 대신 정확하게 명령을 해야 하죠.




여기서 구매하실 수 있어요 : 3D 프린터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자가 꼭 알아야 할)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33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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