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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출력물 무겁게 만들기

MAtt's Toy Workshop

by Matthew Min 민연기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은 가볍습니다. 생활용품은 가벼운 것이 좋을 때가 많지만 무거워야 좋을 물건도 있습니다. 장식품이 그렇죠. 생각해 보면 플라스틱이 있기 전에는 무게 때문에 고급스러워 보이거나 싸게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정해져 있었을 테니까요. 작으면 가볍고 크면 무거웠을 테죠. 하지만 플라스틱이 어떤 모양이든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의 가벼운 특징이 장식품에 적용되었을 때 싸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플라스틱은 대량 생산에만 가격이 저렴해집니다. 많아서 싸고 그런데 가볍고... 가벼운 게 싼 물건이라는 등식이 사람들에 인상에 남았을 거예요.


3D 프린터도 플라스틱을 사용합니다. 플라스틱을 녹여 치약처럼 짜서 굳히는 3D 프린터는 가능한 한 빨리 만들기 위해 속을 비웁니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모양을 출력해도 싼 재료에 싼 무게를 피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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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잠자는 천사 장식입니다. 사각형으로 속이 텅 비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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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도만 채워 넣으면 아무리 커다란 물건도 돼지 저금통처럼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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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트 무게까지 126g 정도입니다. 동전을 넣은 돼지 저금통이 무겁다면 저도 여기에 무얼 넣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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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대신 작은 볼트나 너트를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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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넣어두기만 하면 짤그락 거리는 돼지 저금통이 될 테니 묽은 접착제를 넣어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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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흔들어도 고정이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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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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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정도면 중간 높이까지 출력 됩니다. 자동으로 정지하는 방법도 있지만 멈추었을 때 빌드 플레이트나 익스트루더 온도도 함께 설정해 주어야 해서 그냥 시계 알람을 켜 두었습니다. 시간 되면 달려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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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춘 다음 골라둔 볼트와 너트를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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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접착제를 부어 고정합니다. 금방 마르지는 않겠지만 따뜻한 빌드 플레이트 덕에 더 빨리 마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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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출력하기 전에 표면을 잘 닦아 주었습니다. 잠깐 멈춘 것 때문에 선이 생기는지도 시험해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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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출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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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출력물에 무게를 올리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출력물 안에 모래를 넣기도 합니다. 대신 3D 프린터가 모래로 엉망이 되겠죠. 좀 더 그럴듯한 방법으로 모래를 넣은 사각형 모래 블록을 미리 만들어 둡니다. 새로 출력할 디자인 안에 사각형 블록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만들어 둡니다. 출력 중간에 잠시 멈춘 다음 모래 블록을 끼웁니다. 하지만 모래 블록을 만들 때 엉망이 될 테니 아주 깨끗한 방법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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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방법이라면 주변을 어지럽히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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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 때문에 33g 정도 무게가 늘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무거워지지는 않았지만 33g 정도 더 고급 진 3D 프린터 출력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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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게 만드는 방법을 시험해 보고 싶어 출력한 잠자는 천사 모형입니다. 사실 딱히 쓸모가 없어 창가에 심어둔 바질과 고수 화분에 올려두었습니다.


https://youtu.be/pLj3ffM_m9E?si=hTJm_EF_PM8AQo8M


원래 럭셔리한 정원에는 천사 석상 하나쯤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돌이 아니라 플라스틱 천사지만 볼트와 너트로 아주 조금 럭셔리합니다. 바질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고수하고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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