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잃거나 얻었을 때 그 무게를 떠올린다. 책 한 권의 무게, 여행 가방의 무게, 심지어 몸무게까지. 하지만 감정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슬픔은 언제나 무겁다. 그것은 낡은 가죽가방처럼 우리 어깨에 얹혀 있고, 시간이 지나도 그 무게는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는다. 반면 기쁨은 깃털처럼 가볍다. 손끝에 닿았다가 바람에 휘날려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일까? 기쁨이 사라진 자리는 때때로 더 깊은 슬픔으로 채워진다.
분노의 무게는 어떨까? 분노는 처음에는 뜨겁고 무겁게 가슴에 얹힌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될수록 점점 가벼워지고, 대신 다른 형태의 무게로 변한다. 후회일 수도 있고, 무기력일 수도 있다. 결국 분노는 자신을 태워버리고 사라지지만, 그 재는 우리가 품고 살아가야 하는 또 다른 무게로 남는다.
흥미로운 점은, 감정의 무게는 객관적인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슬픔도 어떤 이에게는 산처럼 무거운 짐이 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작은 돌멩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기쁨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는 평생 간직할 보물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금세 흩어져 버릴 모래알일 뿐이다.
감정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법은 각자 다르다. 누군가는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자신을 단단히 다지고, 또 누군가는 그것을 내려놓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때로는 그 무게를 그대로 느끼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일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무게가 느껴진다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고, 느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끔은 그 무게를 사랑해보자. 기쁨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그것이 당신의 삶을 증명하는 가장 생생한 흔적이니까.
끝맺음하며
삶의 무게는 종종 감정의 무게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무게를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인간다워지고, 조금 더 강해진다. 우리 모두 자신의 감정을, 그 무게를 온전히 느끼고 살아갈 용기를 갖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