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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피플 Mar 29. 2017

인생의 메타인지.

인생을 결정하는 건, 능력이 아니라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요즘 들어, '메타인지'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예컨대,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서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고, 스스로 어떤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학습과정을 조정할 줄 아는 지능과 관련된 인식을 '메타인지'라고 부른다. 즉, 내가 어떤 일에 대해 어디까지 해낼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어느 정도 알고 모르는 지를 스스로 깨우칠 줄 아는 사람일 수록 메타인지적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겠다. 아주 쉽게 말해 시험범위를 잘못 알고 공부하다가 시험을 망치면서도 왜 망쳤는 지 알지 못하다면 메타인지적 인식이 꽤나 부족한 것이라 하겠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메타인지는, 인지 심리학의 한 분야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지심리학은 어떤 분야일까?



내가 어떤 생각을 할 때 그것이 어디로부터 오는 지에 대한 매커니즘을 좀 더 본질적인 작용관계로 들여다 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해당분야의 전문가의 코멘트에 주목해보자.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인지 심리학자다.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신과정이 어떠한 성격을 띠고 있으며, 그 정신작용의 성질과 작용방식을 규명해 가는 기초과학에 가까운 인지학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 분야의 권위자이다.



에둘러 설명한 듯하지만, 결국 메타인지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고, 그 메타인지는 인지심리학의 한 분야이니, 인지심리학 전공 교수의 흥미로운 실험을 리뷰하며 메타인지를 다시금 들여다 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김경일 교수에 관한 강의를 얼마 전 접하면서 상당히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인지심리학 중 메타인지에 대해 들여다 보며, '사람의 능력보다 중요한 건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라는 주장을 펼쳤다. 내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건 뛰어난 유전자나 두뇌능력이 아닌 '상황에 대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한 인간의 메타인지적 관점에 따라,
똑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지를
들여다 보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초등학생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고, 그 그룹의 구분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양한 종류의 도형 블럭을 보여 준 뒤,




1그룹) "각자 5개씩 골라서 새롭게 신기한 것을 만들어 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특이한 모양은 절대 고르지 않고, 직육면체나 정사각형의 무난한 도형을 고른다. 남자아이들의 80%는 기차나 자동차를 만들고, 여자아이들의 90%는 집을 만든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한 결과물을 낸다.


2그룹) 말의 간격을 살짝 두고 메타인지의 변화를 유도한다. "얘들아, 여기서 마음에 드는 것 5개만 골라보렴" 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특이한 것을 고른다. 다 고르고 난 뒤, "이제 너희들이 고른 5개를 갖고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어 보렴."이라고 한다면?

아이들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미 고른 도형으로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1그룹과 달리 창의적인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3그룹) 도형을 커튼에 가려 놓고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너희들이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든다면 무얼 만들래?"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매우 용감한 자세가 되어, 자신의 상상력을 총동원하며 상상력이 극대화 되는 그 무엇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을 다 듣고 난 뒤, 커튼을 올리면 아이들의 표정은 굳어지기 시작한다. 단, 보여준 도형중 5개를 골라 처음에 계획 세운 그 무엇을 만들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제시된 도형들 중, 5개를 골라 계획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2그룹보다 더욱 창의적인 작품이 쏟아진다.  


4그룹)  도형을 역시 커튼에 가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라고 하는 과정은 똑같지만, 그 뒤 커튼을 걷고 제시된 도형을 고른 뒤, 옆 친구와 그 도형을 바꾸라고 하고 바꿔진 도형으로 처음 세운 계획의 무언가를 만들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상황에 대한 낯선 인식은 가장 심해지지만, 그 만큼 주어진 상황에 자신을 내던지고 가장 창의적인 작품이 나온다.




정리하자면, 1그룹으로 갈 수록 주어진 상황을 친숙하게 느끼고 모두가 예상한 작품을 만들어내지만, 4그룹으로 갈수록 상황을 낯서게 느끼는 '메타인지'가 강해지고, 목표인식이 뚜렷해 지면서, 메타인지는 더욱 더 주어진 상황을 깊고 폭넓게 고찰하게끔 만든다.



목표인식과 주어진 상황이 매칭되지 않는 4그룹으로 갈 수록 더욱 창의적이고 놀라운 작품이 나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이를 우리 인생으로 확장시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인생에 대한 목표는 최대한 현실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며 설정하고, 주어진 상황은 가장 나중에 떠올리며, 그 떠올린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를 과감히 내던진다면 우리 안에 있는 '메타인지'가 평소 생각지도 못한 사고와 통찰력을 가져다 주며,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인생 목표'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자신을 내던지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우리가 일요일 밤이 되어 월요일에 출근하기 싫어 마음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에 소개했던 '메타인지 실험'의 1그룹으로 우리 스스로를 끌어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을 피하고 싶고, 현실의 벽에 관한 인식이 먼저 일어나는 불안한 자신의 심리상태는 목표를 설정하기 이전에, 현실의 도형만 바라보고 아주 판에 박힌 평범한 인간의 작품만 만들어 내는 그저그런 인생의 1그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월요일이 되면, 일단 사회생활에서 살아남아야 하므로, 어떻게 해서든 주어진 과제를 해내도록 상당히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깊은 사고와 통창력을 유지하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 월요일 오후가 되면, 자신이 그 날 오전에 했던 일들이 꽤나 쉽게 풀려졌음에 스스로 놀라고 만다. 즉, 4그룹을 경험한 셈이다.



한국사회가 힘든 것은 1그룹 처럼 교육 받기 때문이다. 냉엄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먼저 보여주고, 꿈을 꾸라고 하니, 꿈이 제대로 꿔질리가 없다.



이미 사회에서 검증된 안정적인 직업만 바라보게 되고, 공무원이나 전문직만을 자신의 꿈인 것처럼 치환해 버린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정말 다른 것을 원하고 있지만 자신의 메타인지가 걸음마 수준이니, 직업을 갖고 나서도 늘 불안하며 만족이 없다.



그래도 우린 꿈을 꿔야 한다. 주어진 현실이 아무리 답답해도 4그룹의 기적을 절대 소홀히 지켜봐서는 안 된다. 1~4그룹 아이들은 지능지수가 비슷한 평범한 아이들이었지만, '메타인지 설정을 위해 상황 유도만 변화'시킨 결과, 실로 놀라운 차이를 만들어냈다. 어디에서 이런 큰 차이가  생겨난 걸까.



메타인지의 차이는,
결국 인생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인생의 메타인지'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뻔한 의무교육과 학벌 중심의 얄팍한 교육, 천편일률적인 매스미디어와 가끔 읽는 자기계발 서적으로는 자신의 '인생 메타인지'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이전에 에세이 주요 주제였던, '개인문명'을 만들어 내고 나만의 인생을 살기 위해선 메타인지에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건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4그룹의 메타인지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혁명가 체게바라를 들여다 보자. 그를 잘 알지 못하고, 그의 가치관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의 아포리즘은 지금의 인생 메타인지 분석에 꽤나 유용하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


즉, 불가능한 꿈은 4그룹의 자신만의 꿈과 일맥상통한다. 리얼리스트가 되자는 말은, 그 불가능한 나만의 멋진 꿈은, 리얼리스트로 현실을 철저히 마주할 때, 깊은 사고와 통찰력을 가져다 준다. 우리의 '메타인지 변화'가 상황을 낯설게 느끼는 만큼, 그리고 그 낯선 상황이 나의 꿈꿔왔던 목표와 마주하는 그림일 수록, 우리의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사고과정과 노력을 통해, 주어진 일을 불가능하지 않은 현실로 만든다.


우리에겐 아직 많은 인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 메타인지에 따라, 놀랍고도 찬란한 4그룹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자신의 가능성과 꿈을 제한하지 말고, 때론 무모한 듯 불가능한 꿈을 꿔 보자. 그리고 현실 앞에 주눅들지 말고 자신을 낯선 상황 인식에 밀어넣어 보자. 그럼 우린 언젠가 1그룹의 평범함에서 벗어나 4그룹을 경험하고 있을 지 모른다.


누군가가 나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메타인지에 귀기울여 보자.


어쩌면, '인생은 스스로 설정한
메타인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인 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blog.rightbrain.co.kr/ 1maruacademy.com/ www.hatoos.co.kr/ dribbble.com/ uiconstock.com/ www.behanc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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