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XING 101 Ep07
이퀄라이저(EQ)가 처음 만들어진 계기는 전화를 할 때 라인을 타고 전달되는 목소리가 원래의 목소리와 같은(Equal) 목소리로 들리게끔 해주는 기능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처음 고안된 이퀄라이저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그것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불필요한 음역대를 줄여주고 필요한 부분은 더해서 좋은 소리로 들리게 만들어주는 것이 음악 작업에서 EQ의 기본적인 역할이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여러가지 효과를 주는 장비로도 사용된다.
요즘에는 아무래도 하드웨어보다는 플러그인 타입의 EQ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여러가지 브랜드와 타입이 있어서 어떤걸 써야될지 모르겠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퀄라이저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크게 구분을 하자면 Neve 1081과 같은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 API560 과 같은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있다. 대부분의 이퀄라이저들은 이 두가지 종류 중의 하나이며 인터페이스가 조금씩 다르더라도 대부분 비슷하게 기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더라도 몇 번 만지면서 다뤄보면 그 특성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믹싱을 할 때 EQ는 어떻게 사용해야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된다. 엔지니어마다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고 전체적인 음악 안에서 잘 어울린다면 잘못된 방식이라는건 없기 때문이다. 내 경우 최근에 주로 사용하는 EQ체인은 Lindell Audio 80, Fabfilter Pro Q3 이다. 처음에 소스의 정리와 톤의 방향성은 Lindell 80으로 잡고 세부적인 주파수 정리는 Pro Q3를 사용하는 방식인데 경우에 따라서 Lindell 80 대신 Neve 1081, SSL9000J를 사용하기도 하며, cut을 할 때는 Pro Q3, boost를 할 때는 Massenburg EQ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처음 EQ를 걸어서 쓸 때는 어떤 부분을 어느 정도 더하거나 깎아낼지 감이 안잡힐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소스를 솔로로 놓고만 작업해서는 좋은 밸런스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솔로로 들으면서 작업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결국에는 전체적인 사운드 안에서 어울리는지가 중요하기때문에 최종적인 밸런스는 전체를 생각해서 잡아야하는 것이다. 한가지 소스는 다른 소스들과의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EQ와 패닝 작업을 통해 우리가 듣는 스테레오 이미지 안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찾아가는게 중요하다.
Dolby Atmos/Apple Spatial Audio 작업에서는 기존 스테레오 믹싱의 EQ 작업보다 오히려 쉬워지기도 한다. L/R 스테레오 이미지 안에서 다른 악기들과 주파수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리를 할 때에는 소스가 많은 경우 겹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작업이 필요한 반면 7.1.4, 9.1.4와 같이 리스너를 중심으로 3차원 공간으로 소스를 배치를 할 때에는 소스를 배치할 공간이 스테레오 믹싱의 경우보다 넓기 때문에 패닝 작업을 통해 적절한 위치에 소스를 가져다놓으면 EQ 작업은 다른 소스들과의 연관성보다는 그 소스 자체의 소리를 좋게 만드는데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지막이지만 제일 중요한) 작업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특정 주파수를 왜곡하지 않는지에 대한 테스트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저음이 잘 들리지 않는 곳에서 작업을 한다면 작업 결과물은 저음이 과도하게 들어가게 될것이고 저음이 부스트돼서 들리는 공간이라면 결과물은 저음이 너무 작게 만들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테스트 하는 방법은 리스닝 포지션에 앉아서 sine wave를 저음부터 고음까지 주파수를 올리며 들어보고 부스트되거나 소리가 작아지는 주파수가 있는지 찾아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