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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ke J Dec 21. 2017

달과 6펜스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1897년 12월 폴 고갱 (Paul Gauguin)은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원시의 이상향을 찾기 위해 문명을 버리고 선택한 남태평양 타히티의 삶은 짧게나마 행복했다. 하지만 그림 중개상이었던 고흐의 동생 테오가 죽고, 자금줄이 끊겨버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며, 고통스러운 나날이 계속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당시 그는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생활고에 시달렸고, 그의 외동딸의 죽음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모든 것이 고립되었다는 절망감으로 우울증에 걸린다. 그의 인생의 짧은 파라다이스는 실패로 끝난다. 그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작품을 그리고자 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힘을 쏟아부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완성한다.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1987 Oil on Canvas 139 x 375, Boston


고갱은 한 달여 만에 작품을 완성하였고 그 후 산에 들어가 비소를 과다 복용하여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고갱은 자신이 주장한 대로 실제로 비소에 중독으로 자살시도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이야기는 삶과 죽음, 시와 상징적인 의미에 대한 그림의 주제와 상당히 일치한다. 고갱은 남태평양에 남아있는 동안 파리에서의 경력을 관리했던 다니엘 드 몬 프리드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이 캔버스가 이전 작품의 모든 것들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이 그림보다 더 나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편지로 남겨 놓는다.


"이 캔버스는 폭이 4미터 50센치 그리고 높이가 1미터 70센치이다. 위쪽 두 코너는 크롬색으로 왼쪽에는 비문, 오른쪽에는 이름을 새겼으며, 오른쪽에는 세월이 흘러 모서리가 썩은 프레스코화처럼 금으로 된 벽을 덧씌었다. 작품의 오른쪽에는 잠들어 있는 아기와 함께 세명의 여인이 앉아있다. 그 뒤로는  보라색 옷을 입은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고 있다. 이들의 앞에는 의도적으로 잘못된 원근법을 적용시킨 인물이 오른쪽 팔을 들어올리며 앉아있는데 비밀을 나누는 이 둘을 놀라게 한다. 가운데 있는 사람은 과일을 따고있다. 한 소녀의 근처에 고양이 두마리가 있다. 하얀색 산양 한마리도 있다. 그 뒤로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리고 있는 신비로운 여신상은 피안의 세계를 가리키고 있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앞둔 한 늙은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 하다. 그녀는 이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녀의 발 앞에 도마뱀을 발톱에 잡고 있는 이상한 하얀 새는 말의 무의미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복음서와 비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작업을 끝마쳤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는 무겁고 거친 굵은 베로 칠한 크고 선명한 색이지만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섬 경관을 가로질러 배열된 수많은 인간, 동물, 상징적 인물을 포함한다. 바다와 타히티의 화산을 배경에서 볼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은 문학에서 인용한 것으로 이미 철학과 종교에서 기원전부터 제기돼 왔고 현재에도 제기되고 있다. 고갱은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하나의 화폭에 표현함으로써 이 그림을 감상하는 이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도록 한다. 이 작품은 고갱의 가장 큰 그림이며, 고갱은 자신이 그린 작품 중 가장 의미 있는 역작이라 생각한다. 그는 사후 후기 인상파의 대표적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고 새롭게 등장한 야수주의와 추상회화에 영향을 미친다.




참고 : https://www.khanacademy.org/humanities/ap-art-history/later-europe-and-americas/modernity-ap/a/gauguin-where-do-we-come-from-what-are-we-where-are-we-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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