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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ke J Jan 28. 2019

런던의 비즈니스 간접 체험

퇴사 준비생의 런던


서울에는 유명한 '길'이 많다. (가로수길, 샤로수길, 경리단길, 망리단길 등) 그 길에 들어선 상점은 하나같이 모두 이쁘고 멋있는 인테리어로 사람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길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했음에도 많은 가게가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새로운 가게가 생긴다 하면 어디선가 봤던 비슷한 상점 같다. 예를 들어 일본 감성이 풍만한 음식점, 네온사인으로 무장한 카페, 공사를 하다 만 것 같은 컨셉의 가게 등등.


우리나라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여러모로 트렌드를 읽고 따라가는 것은 올바른 행보일 수 있다. 하지만 트렌드에만 집착하는 경우는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듯 보인다. '대세'라고 지칭되는 콘텐츠 또는 아이템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몰리는 현상이 비즈니스에 문외한에게도 보일만큼 짙다. 마치 독감이 퍼지듯 빠르게 퍼지고 또 그런 트렌드가 있었느냐는 듯이 퇴보한다. 항상 걷던 길에 상점이 하나 둘 자주 바뀌는 모습을 본다. 트렌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일 수 도 있다. 또는 망한 것인지, 아니면 잘돼서 확장시키기 위해 옮겼는지, 어떠한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한 곳에서 꾸준히 장사하는 상점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Photo by Tomas Anton Escobar on Unsplash


이러한 우리나라 상점들의 생태계를 알고 있다면, <퇴사준비생의 런던>에 반감이 들 수도 있다. '우리나라엔 맞지 않는 비즈니스 정서다', '문화가 다르다', '역사가 다르다'라는 등 두 나라의 비즈니스 생존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영국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작용하는 방식이 우리에겐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퇴사준비생의 런던>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런던 사업가들의 비즈니스 경영 이념, 철학, 가치이다. 무조건 책의 내용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벤치마킹 요소들이 담겨있다. 런던 상점들의 공통점은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동종 업계와 공생하고 영리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 기존의 비즈니스 관념을 깨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거나 업의 본질을 재확인한다.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방식보다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가치를 발견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을 택한다. 결과적으로는 고객과 사업자 그리고 사회가 모두 공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아간다.  


기본적으로 사업에 대한 아이템을 놓고 '좋은 콘텐츠다'라는 것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결론은 나와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의 '맥락'을 이해하는 곳에 답이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이렇게 말한다. "어느 누구한테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부심과 철학이 담긴 상품이 아니라면, 다 버려! 죄다 버려!". 런던이든 우리나라든 기본이 되는 비즈니스의 '맥락'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조합하면 사업자와 고객은 서로 '윈윈' 하는 가치를 얻게 된다. 사업자는 상품에 대한 철학을 갖고 가치에 맞는 값싼 상품을 제공하고, 고객은 만족할만한 싸고 좋은 상품을 얻어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퇴사준비생의 런던>은 단순히 런던의 비즈니스 아이템은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는 책이 아니라, 런던의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사업자들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며 더 나아가 '런던 사업자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서평 / JaE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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