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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ke J Sep 12. 2017

반체제 순응 주의자

뱅크시

#3 뱅크시 : 반체제 순응 주의자


현대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미술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작품이 아닌, 다양한 재료와 도구, 방법, 장소 등을 창의적으로 사용하여 나온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이유는 현대 미술에서 장르의 경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평범한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면 작품이 된다. 이를테면, 마르셀 뒤샹의 ‘샘’과 같이 단순한 변기통 하나가 작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모호한 경계를 가지고 있는 현대 미술(예술)은 인간 본능에 의해 다양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모든 현대미술(예술)이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다. 인간의 본능을 넘어 풍자, 해학, 저항 그리고 깊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 있으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뱅크시(Banksy)는 전 세계 대표적인 그래피티(Graffiti) 예술가이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미술가, 행위예술가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그라피티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무법, 가난, 반항 등 하위문화(Subculture)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뱅크시는 주로 건물 외벽과 공공시설에 그림을 그려왔다. 처음 그의 그림은 다른 그래피티와 같이 단순 낙서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자 뱅크시의 그래피티에 대한 부정적 요소들은 예술의 한 장르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치 있으며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작품이 많다. 그만큼 대중과 거리가 가깝고 소통이 되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는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더 나아가 그의 미술은 호주, 팔레스타 인과 이스라엘의 국경 지역에서도 발견되었다. 그의 작품은 다른 현대미술(예술)과 다르게 이해하기 쉽고 해학이 넘치며 창의적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풍자적인 요소를 확연히 눈치챌 수 있다. 



뱅크시는 자신을 재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뱅크시는 본명이 아니며, 이름과 얼굴을 아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그의 정체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 그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아무도 모르게 작업을 끝내 놓고 사라진다. 단순히 낙서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또는 사회에게 바치는 조롱의 메시지를 남겨놓는다. 



뱅크시는 그래피티를 통해 예술성을 잃고 자본주의에 심취한 미술계를 비판하며, 작품의 가치가 예술성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유명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비판한다. 또,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지도 않고 미술관을 찾는 엘리트주의의 과시적 면모를 갖춘 관람객을 비판한다. 뱅크시는 체제 순응주의를 비판하고 반체제 순응주의 사이에서도 반체제에 순응에 편승한 모두를 비판한다. 그는 ‘비판’계 먹이사슬의 최상위 시스템에 서 있다. 뱅크시는 그래피티를 통해 앞으로 어떠한 메시지 전달해 줄 것인가 기대해 본다.




그래피티는 무엇보다 하위 형식의 예술이 아니다.
이는 실존하는 가장 정직한 형식의 예술이다.
그래피티를 하는 것은 엘리트 의식으로 인함도 아니며,
누군가를 현혹하기 위함도 아니다.

- 뱅크시 - 


그림출처 : http://banksy.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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