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자신만의 섬 하나를 가져야 할지 모릅니다. 여기서 ‘섬’이란 고립과 단절의 형벌이 내려진 유배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의 소음과 분주함, 타인의 기대와 시선이라는 안개 낀 항구로부터 잠시 떠나, 온전히 자기 자신이라는 영토에 닻을 내리는 자유의 공간입니다.
현대의 삶은 끝없이 우리를 육지로 불러냅니다. 우리는 그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어느새 타인의 지도를 들고 자신의 길을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나만의 섬으로 잠시 건너가는 용기입니다.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월든 호숫가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간의 섬 생활을 감행했습니다. 그는 문명을 등지고 도피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고 싶어서”, 즉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소로는 홀로된 시간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냈습니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월든’이 필요합니다. 그 섬에 상륙하여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요함 속에서 ‘나’라는 세계의 기둥을 세우는 작업에 착수하는 것입니다. 그 기둥은 바로 ‘자존감(Self-esteem)’과 ‘성실함(Sincerity)’입니다. 여기서 성실함이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따르는 근면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감정과 욕망, 생각에 정직해지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소로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그의 에세이 <자기 신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마음속에서 진실인 것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진실이다.” 타인의 인정이나 유행을 구하지 말고, 오직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신뢰하라는 이 외침이야말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이들을 위한 독립선언문입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조하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나를 위해 쓴 문장이 당신에게 가 닿기를|출간작가, 피처에디터, 문화탐험가, 그리고 국제 스쿠버다이빙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