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의 꽃, 트림.
‘트림(Trim)’은 다이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용어지만, 레벨이 높고 경험 많은 다이버들이 수중에서 유영할 때 자세를 보면 쉽게 감이 오죠.
아래 사진은 제가 꼬따오에서 다이빙할 때 사진이에요. 사이드마운트 시스템에서 왼쪽 탱크 하나만 걸고, 다른 친구들에게 사이드마운트를 가르치고 있었어요. 이게 바로 올바른 트림 자세입니다. 제 머리 각도, 어깨의 위치, 가슴과 배 레벨, 다리의 위치와 핀의 앵글을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
수중에서 다이빙할 때 다이버가 중성 부력과 트림 자세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지만, 막상 다이빙 코스에선 스킬을 진행하느라 등한시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 코스를 마쳤다면, 바로 다음 단계 코스를 진행할 게 아니라 펀 다이빙을 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해요. 지난 10년간의 다이빙 티칭 경험을 통해 수많은 다이버를 만났지만, 오픈워터 레벨에 100 로그 경험을 가진 다이버와 레스큐 다이버지만 20 로그도 안 된 다이버를 물속에서 비교하면 확연히 다릅니다. 스쿠버 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건 레벨이 아닌, 경험입니다.
올바른 트림 자세를 갖추면 다이버는 완벽한 부력 컨트롤은 물론,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유영함으로써 공기 소모율을 줄여 효율적으로 다이빙할 수 있어요. 기본적인 다이빙 스킬을 충분히 연습한 후, 여러분이 계속해서 다이빙으로 경험을 쌓으며 집중해야 할 건 바로 부력 컨트롤과 트림 자세입니다.
스쿠버 다이버에게 트림이 중요한 이유
물속 세상은 공기 세상보다 무려 800배 더 밀도가 높아요. 그래서 물속에서 우리가 움직일 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놀고 나면 훨씬 더 빨리 피곤해지고 배고파진 경험, 다들 있으시죠?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우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쓸데없는 에너지 손실을 막는 거예요. 그래서 다이버들은 수중에서 유영할 때 크게 움직이지 않고, 불필요하게 손을 휘젓지도 않고, 최소한의 핀킥으로만 추진력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수중에서 다이버가 에너지를 낭비하면, 그만큼 공기 소모율도 증가해요.
또, 다이버가 트림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어정쩡한 대각선 자세로 손을 휘저으며 다이빙하고 핀을 차면, 수중 바닥의 모래를 흩트려 시야가 안 좋아질 수 있어요. 이럴 경우, 함께 다이빙하는 일행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수중 생물을 해칠 수도 있어요.
따라서 다이버는 수중에서 최대한 유체역학적인 자세를 유지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물의 저항을 줄이며 천천히 침착하게 다이빙해야 합니다.
올바른 트림 자세를 보자
아래 이미지를 보며 수중에서 다이버의 자세, 즉 ‘트림’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드릴게요.
⏫다이버의 상체 레벨, 팔 레벨, 다리 레벨, 탱크의 위치와 무게, BCD의 공기 밸런스, 다이버 코어의 위치 및 밸런스 등 다양한 요소가 부력 컨트롤과 트림 자세에 영향을 끼칩니다.
⏫다이버의 상체가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가면, 다리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다이버가 핀킥을 시작하면 역시 대각선 방향으로 아래서 위로 밀어 올리는 추진력이 생겨 다이버가 수면 쪽으로 계속 올라가게 되죠. 동시에 수심이 얕아질수록 다이버의 BCD 안의 공기 역시 팽창하면서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다이버는 급상승에 당황하게 되고, 심지어 수면으로 튀어 올라가 버립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에요. 보통 초보 다이버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초보 다이버들이 이런 자세로 다이빙을 하는데, 제가 그들의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그런 자세인 경우를 전혀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하는 '시각화' 트레이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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