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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보리 Aug 28. 2022

주말 흔한 풍경

날씨가 주는 행복감


주말 늦잠 자고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TV를 켜

<나 혼자 산다>재방송을 보았다.


남편은 갑자기 캔맥주를 두 캔을 뜯더니

"오늘은 안 나갈 거라는 뜻이야"라며 기분 좋은 표정으로 아이패드를 들고 2층 침대로 올라간다.

(한 숨 더 잘 계획이라는 뜻이다.)


밥 먹은 흔적이 그대로 남은 식탁을 치우지 않고 올라가는 남편의 모습에 살짝 짜증이 났지만

'그래 주말이니까.' 하며 그릇을 옮겼다.



커튼을 치자, 날이 너무 좋다.

'그렇다면, 나는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야지-'


유튜브로 광고 없는 팝송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며

신나는 리듬에 흥얼거리며 어제 먹은 그릇과 후다닥 설거지를 하고  밖에 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가을이 성큼 온 느낌이 든다. 누가 파란 물감을 칠한 것 같은 깨끗한 하늘에 비행운.

파라솔을 의자에 잠시 앉았다가,


'역시 아직은 뜨겁구나'


다시 들어와서 에어컨을 틀고 식탁에 앉았다.

바라보는 창 밖 뷰가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다가 한참을 멍 때렸다.




남편이 2층에서 잠든 시간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나 홀로 고요하게 창 밖의 뷰를 감상하며 혼자 책을 읽었다.

 

<불편한 편의점> 마저 읽고 있다. 잠시 나도 편의점의 독고 씨가 있는  편의점을 상상해보며 참참참 세트의 맛은 어떨지 생각한다.


가끔 집에서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평온한 일상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특히 일요일은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기분도 든다나.

아무튼 이 시간은 포기 못하지.


혹시나 나중에 아기를 낳더라도 이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많이 어려울 듯하다. 결혼하고도 우리는 둘 다 가끔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데  지금을 많이 누려야겠다.


불편한 편의점


남편은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내려왔다.

같이 라면을 끓여먹고 TV를 봤다.

해가 질 무렵, 마당에서 아주 오랜만에 배드민턴도 쳤다. 날씨가 선선해서 제법 칠만 하다.


가끔은 이런 주말 일상이 참 좋다.

별로 한 일은 없는데 글로 남겨 놓고 싶은 날이다.

참, 내일은 제주도를 가니까 여행가방을 싸야겠다.

집 떠나면 고생이겠지만 오래간만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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