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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나씨 Nov 02. 2022

테니스를 치면서 깨닫는 인생의 진리(만년초보자용)

끼워맞추기의 달인

우선 엄청 식상할것이라는 예고를 먼저 드림. 많은 이들이 숱하게 다루었을, 혹은 숱하게 머릿속에서 생각했을법한 그런 생각들의 향연이 펼쳐질 예정



ㅇ 기본지식 ㅇ   

오스나씨의 테니스 역사는 10년전? 회사생활 3년차쯤에 시작되었다. 그때 집 앞에 있는 테니스장에서 비교적 빡세게 레슨을 받았고(월화목금 아침7시15분~, 거의 안빠짐, 나름 서브랑 발리까지 배움) 이후로는 아~~~~주 많이 간헐적으로 느낌이 올 때마다 운동계획을 잡는 날라리 수강생의 길을 걸어왔다. 여튼 현재는 완벽하게 모든 폼을 클리어하지는 못하였으나 어찌어찌 폼은 잡을 수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새벽에 인근에서 레슨을 받았었는데  체력이 겁나 딸리는지 저혈당이 오는 것인지..... 아니 그냥 운동부족인지... 혹은 잠에서 깬지 30분도 안된 시간에 방방 뛰어다녀서 그런건지.... 할튼 레슨 도중 토할것 같고 어지러워서 레슨시간 거 길지도 않구만 벤치신세를 지고 허탈하게 돌아올때가 많아졌다.  뭐 그래서 고심끝에.............또 그만두었다.... 언제 다시 시작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글은 쓴다.

그냥 집에가면 안되나요? .... 레슨비 아까워서 그건 좀..




일단 기본지식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이제 시작한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오글거리는 비유들을 내 지금부터 보여주지.




① "공이 적당히 튕겨져 올라왔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치세요!"

--> 무작정 시도하지 말고 가장 좋은 타이밍을 기다려라.


대충 날아오는 공은 잘 맞추기는 하는데, 어찌어찌 네트를 넘어가기는 하는데 그냥 그 뿐이다. 그렇게 치면 내가 원하는 자리에 내가 원하는 속도로 공이 날아가지는 않는단다. 코치가 얘기한대로 튀어오를때까지 기다렸다가 정확한 폼으로 치면 뭐 잘 날아가는 것 같다(느낌인가?). 여튼 칭찬 받았으니 그걸로 되었다.


인생 역시 그렇다. 무작정 기회가 생길때 바로 달라들기보다 필요한 만큼 충분한 탐색을 하고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왔다 싶을 때 달라드는 것이 투입대비 효율도 높고 실패할 확률도 적다.

근데 너 좀 뒤에서 기다려야 하는거 아냐? 이거 야구아닌데?





"공이 어디로 떨어질 것인지 예측하세요!"

--> 앞으로 그 일이 어떻게 될지 가만히 있지 말고 예측을 해봐라. 그래야 다음에 뭘 할지 안다.


모든 공으로 하는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테니스에서도 어디로 공이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백핸드를 할지 포핸드를 할지 결정을 하고, 필요하다면 라켓을 들고있는 손을 바꾸며 다음 포즈를 준비해야 정확한 스윙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보자들에게는 정확하게 어디로 떨어질지는 100% 확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어느덧 경험치가 쌓여 레벨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 앞으로의 내 인생이 어떻게 굴러갈지 예측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스마트한 예측 후 적절한 대비를 통해 닥칠 행운을 잡을 수도 있거나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고난을 피해갈 수도 있다.

음.. 이 낙하속도에 이 정도 거리면 오른쪽 변화구 헤딩이 가능하겠군






 "그 자리에 서서 치지 말고 발을 움직여서 치세요!"

 --> 제자리에 서 있기만 하면 저 기회는 놓칠 것이다. 움직여라.


이건 정말 예전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원래 초보레슨을 받을 때는 움직이면서 치는게 아니라 제자리에 서서 주는 공만 치다보니.... 그래서 안 움직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어느 정도 공이 네트를 좀 넘어간다 싶으면 일부러 코치가 공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준다. 이제 좀 움직여보라는 의미에서. 근데 나는 그럴때마다 조금이라도 덜 움직이려고 최대한 이동은 자제하고 거의 그 자리에 서서 팔만 움직이곤 했었다... 그래서 참 많이 들었던 이야기.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임. 저쪽에 무언가 기회가 오는 것이 보인다고 치자. 그 자리에서 손을 뻗어봐도 거기서는 닿지 않는다. 거기 그대로 머물러만 있다면 기회가 내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허탈하게 바라만 보게 될 것이다. 잡기 위해서적극적으로 그 쪽으로 움직였어야 했다.

그러지 말라고요... 발도 움직이라고요...





④ "앞뒤로만 움직이지 말고 옆으로도 움직이세요!"

   --> 항상 하는 방법만이 정답이 아니다. 가끔은 다른 방식과도 조합해 보라.


한 단계 레벨업을 한 것인지 이제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좀 잡기 시작했나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뒤로 왔다갔다는 하는데 옆으로는 잘 움직이지 않는단다. 문득 옆으로는 이동하지 않고 고질적인 팔 뻗기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발버둥을 치고있음을 또 깨닫게 되는 오스나씨. 여튼 완벽하게 공을 칠 수 없다면 방식을 바꿔야 한다. 앞 뒤로는 물론 양 옆으로도 움직여서 완벽한 공 맞춤을 이루어내야 한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매일 하는 어떤 방식이 숱한 시행착오와 연습 끝에 결정된 완결판일지라도, 가끔은 다른 방법과 조합해보거나 아예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좋은 결과를 얻거나 혹은 더 편한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 있잖아. 윗분들이 좋아하시는. 혁신^_^!

아니 그렇게 말고 상체는 앞으로 하고 다리만 옆으로 이동하라구우...





⑤ "스윙은 끝까지 하세요!"

   --> 제발 뭘 하면 끝까지 좀 해라.


한번 공을 치고 나면 빨리 다음 공을 받을 준비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 마음이 급해서 스윙도 끝까지 하지 않고 중간에서 멈춘 뒤 후다닥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라켓을 앞으로 들고 대기를 탔던 오스나씨. 즉 Full-Set 폼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대충 치고 날림으로 그냥 넘어갔다는 이야기. 헌데 그러면 안된단다. 무조건 스윙은 끝까지. 스윙을 끝까지 한다는 의미는 정확하게 공을 칠 수 있는 완벽한 폼의 마무리를 했다는 것이다. 좋은 선수(...까지 하려고?)가 되려면 무조건 그렇게 해야한다.


처절히도 나의 특이한 습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데, 그렇다.. 본인은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한다. 시작은 쉬운데 마무리는 개뿔 비교적 초반에 중단해버리는 일이 잦은 스타일.. (회사일은 어떻게 하나 몰라..) 여튼, 스윙을 끝까지 해야 되는 것처럼 삶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한번 시작했으면 마무리를 꼭 지어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자.


요.... 요렇게 말입니까?





⑥ "세게 안 쳐도 돼요. 툭 쳐도 나가요. 툭 쳐서 미세요!"

   --> 중요하지 않은 일에 굳이 과도한 힘을 쓸 필요는 없다.


이것도 초보들의 특성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공이 날아오면 팔에 힘부터 들어간다.  특히 만년초보이며 과거 학창시절부터 양궁부 애들 빼고는 팔씨름을 져본적이 없는 오스나씨는 힘 조절이 안되었다. 무조건 세게 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녀는 본인의 그런 행동이 사랑하는 라켓의 힘을 처절히도 무시하는 처사임을 알게된다.(실은 이 글을 쓰게 되었던 결정적 계기였음) 코치의 지시에 따라 약하게 오는 공을 그냥 통! 쳐상당히 공이 잘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신기했던 그날의 기억. 코치가 약하게 치는 연습을 한다며 공을 살살주며 네트 근처에서 세미(semi)랠리를 시켰는데 오스나씨의 테니스 역사 중 해봤던 것들 중 제일 재미있었음!


어떤 목표가 있다고 가정했을때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은 뭐 본인의 성향이고 자유겠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해야하는 일은 많은 이 현대사회에서 적절한 힘조절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적은 노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그리고 유리할 때만 등장하는 회계학도 다운 바로 그 '중요성의 법칙'에 입각하여,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는 굳이 힘빼지 말자. 그 힘 모아서 다음 턴에 올 강한 적에 대비하자.

통~!





⑦ "다리를 살짝 구부리고 공이오면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 정석은 모든 일의 기본, 내 것으로 만들면 숨쉬는 것 처럼 편하다.


만년초보에게는 폼 잡는거 정말 힘들다. 머리로는 잘 알고있지만 몸이 안 따라오는 걸 어떡함? 주생활무대가 몇 번 바뀌는 통에 나를 거쳐간 코치들이 여럿이지만 기본적인 폼에 대해 얘기해주는 건 뭐 대체로 비슷하다. 수백년간의 테니스 역사에서 만들어진 이론이겠지. 그게 바로 정석인 것이고. 그리고 본인의 폼을 보여주는 코치의 몸짓은 절대 어색하지 않다. 그의 말대로 정말 자연스럽다. 오스나씨도 폼이 몸에 익으면 공이 날아오는 것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최적의 상태로 움직일 것이다. 다리를 구부리고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발끝은 스윙과 함께 바닥을 쓸 것이다.


태어날때는 못했는데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들이 참 많다.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이야 뭐 너무 당연한 것이고,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본인 스스로 배우는 것. 특히 살면서 얻은 생활의 지혜를 본인에게 맞는 습관으로 정석화 하여 몸에 밀착시키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영양제 챙겨먹기. 이거 너무 힘들다. 오죽하면 알람이 오는 어플까지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기, 혹은 저녁을 먹고나서 바로먹기..와 같이 나만의 공식을 만들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영양제의 정석'의 한 챕터가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챙겨먹지 않으면 '내가 뭔가를 까먹은 것 같은데?' 하는 불편한 상황까지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좌~연~스~럽~게~!  (feat. 카메라 의식하기)






⑧ "치고 나면 빨리 가운데로 돌아오세요!"

   --> 성공/실패와 관련없이 다음을 준비하자.


생각보다 이거 실천하는거 엄청 힘들다. 나~~중에(내 생애에서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하게 될 때를 대비해서,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니 정확히 가운데에 서서 다음 공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게 근데 제자리에서 칠 때는 몰랐는데 왔다갔다 하려니 코트가 너무 넓다. 특히 백핸드 한번 포핸드 한번 연습 할때는 쉴새없이 왼쪽-가운데-오른쪽-가운데를 반복해야하는데 쉴 틈을 안주면 정말 힘들다. 힘들다는 티를 팍팍 내도 코치는 건너편에서 소리친다. "가운데로 돌아오세요!!" 이동 속도가 좀 늦어진다 싶으면 코치는 건너편에서 소리친다. "빨리 이동해서 자리 잡아야죠!" 이번에 공을 어떻게 넘겼는지는 상관없이 이제는 다음에 날아올 공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날에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해가 지는 밤이 오고, 잠을 자고, 그리고 다시 해가 뜬다. 그날 발생한 성공과 실패에 대해 작은 피드백 시간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날에 생성된 스트레스를 본인의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내일도 무언가를 할 수 있을테니까. 너무 성공과 실패, 그 자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지나간 시간이다. 한 주기가 끝났다면 얼른 정리하고 신속하게 다음 턴을 준비하자.

자........ 준비끝이다 덤벼라! 근데 공 누가 던질 차례? 나... 임?





⑨ "공은 저한테 주셔야죠!"

   -->  때로는 내가 의도한 대로 모든일이 흘러가지 않는다.


나도 물론 코치에게 정확하게 공을 보내고 싶다. 제 실력으로는 그나마 장외홈런 안쳐서 테니스장 재산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셔야 되는거 아닐까요? 언젠가 잘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내 맘대로 공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그때가 오면요....


인생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세상만사 내 뜻대로 안 될때가 분명히 있다. 너무 속상해 하지 말고 그냥 일단 한 박자 쉬면서서 때를 기다리자.

쿠왁!!!!!!!! 로또 사러가쟈!!!



⑩ "힘들면 얘기하세요!"

   --> 혼자서 떠안으려 하지 말고 힘들면 주변에 도움을 구해라.


초반에 레슨을 받을 때 나는 20대였지만 지금은 벌써 어언...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전직 육상선수 출신이라고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던 나였지만 요새는 항복했다. 힘들다. 노는 것도 못하겠는데 새벽 운동은 더더욱 그렇지. 이렇게 나이를 먹고보니 언젠가부터 코치들의 걱정이 늘었다. 혹시 목이 마르지는 않는지 어지럽지는 않은지 힘들지는 않은지 계속 물으며, 힘들면 꼭 얘기 하라고 한다. 근데 자존심은 있어서인지 그런 얘기 들으면 더 오기가 생기는게 함정...


힘들면 쉬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본인이다. 극근거리에 존재하는 극소수의 누군가를 제외하면 다른 누가 당신의 쉬는 타이밍까지 챙겨주지는 않는다.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


체력적인 한계 뿐 아니라 능력적인 한계를 느낄 때도 마찬가지이다. 도움을 구해야할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수습할 수 있도록, 그리고 도와주는 누군가에게서 "그러게 진작 좀 말하지 그랬어!"를 듣지 않을 수 있도록 기미가 보이면 초반에 얘기해야한다. 일단 터지고 나면 수습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다. 뭐 어릴때부터 배우지 않았음? '백지장도 맛들면 낫다.' 주변을 둘러보면 분명히 자의든 타의든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기.. 아예 주무시지는 말고요..




⑪ "오랜만에.. 뵙네요? 자! 포핸드 부터! 뒤로가지 말고 네트 가까이!"

   --> 꾸준히 하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그럴거면 때려쳐^^)


초창기때 집 근처 '서ㅇ물ㅇ생ㅇ테니스장'에서 레슨을 받을 때는 정말이지 하루도 빠지지 않는 모범학생이었는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핑계거리가 자꾸 생겼다. 회사 테니스장으로 옮기고 나서부터는 입을 옷과 신발 등등을 챙기기가 너무 귀찮다는 이유로 돈만 내놓고 한번도 안 간적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코치는 내가 당연히 안 오는건줄 알고 간만에 갔더니 출근도 안했더라 ^_^ 그... 그래도 돈은 냈는데 ㅠ. ㅠ


후에 지방발령을 받아 테니스장을 옮기기도 하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론은 예전만큼 꾸준히 나가지는 못했다는 것. 그 결과 레슨을 받을때마다 새롭다. 분명 연차로 따지면 꽤 많이 배운 것 같긴한데, 다시 레슨의 첫 단계인 포핸드로 돌아감.. 적응하는 시기를 주는 거겠지... 치는 위치도 마찬가지다. 다시 레슨의 첫 단계인 네트 가까이..로 돌아감.. 저.. 전에는 분명 뒤에서 쳤었는데요! 아.. 3주가 넘었구나^^.. 네네 처음부터 다시하겠습니다.


인생만사 이와 같을지니, 꾸준히 하지 않으면 맨날 시도만 깔짝깔짝하고 성과를 얻지 못할지니.. 새겨들어야 합니다.. 오스나씨..

요렇~게 하는거였던가? 기억이 잘....





⑫ "그만 줍고 가세요!"

   --> 때로는 내가 주는 호의가 누군가에겐 민폐일 수 있다.


레슨 후 내가 친 공을 줍는 것은 나에겐 숙제라고 생각해서 항상 열심히 했다. 이게 다른게 아니라 공을 줍는 동안에는 다음 타임 수강생이 레슨을 받고 있고 나의 공 줍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의식이 된다. 내가 이 공을 제대로 줍지 않으면 저 사람이 내 것까지 치워야 한 다는 생각에 대충 줍고가면 왠지 미움받을 것 같고. 진짜 별별 생각들이 공을 줍는 그 잠깐동안 일어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도 열심히 공을 줍고 있었음. 그 날따라 엄청 쳐댔는지 공이 참 많았음. 그래서 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강생놈 내가  모아놓은 쪽으로 공을 자꾸 보내냐? 나보고 치우라는 거냐? 일부러 그래? 어? 저기까지 주워? 또 저 수강생놈이 저 애매한 곳으로 공을 던졌네 아호!! 저기까지 주으러 가? 말어? 내가 친게 아닌 데 저 거는 나둬야 되나?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치가 소리친다.


 "그만 줍고 집에 가세요!" 


수강생님께서도 소리친다.


"제가 할게요! 놔두세요!"


그렇다. 내가 걸리적거렸던 것이다. 코치는 쪽으로 공이 날아가 맞지 않도록 적극 방어를 해줘야 했고, 수강생님께서도 자꾸 신경이 쓰여서(님도 나를 의식한거임?) 마음 놓고 공을 쳤던 것이다. 한마디로 민폐짓했다.


인생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뭐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저...정말 남기고 가도 되요?






[번외편]


 "대기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새벽6시 비었는데 하실래요?"

   --> 기회는 한번 가고나면 좀처럼 다시 오기 힘들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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