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급 호텔은 어울리지 않아

역이민

by Stacey

해가 뜨고 지는게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한밤 중에 잠이 깨면 메아리 울리는 높은 천장은 큰 쇳덩이 같이 나를 누르는 것 같았고 뜬 눈으로 지내는 밤 머릿 속에서는 지난 날 후회스러운 일들이 오늘 일 처럼 널뛰며 나를 괴롭혔다. 동이 틀때 쯤 어지러운 감정으로 다시 잠이 들곤 했다. 어떨 땐 이유 없이 눈물이 줄줄 흘렀고 잡생각을 떨치려고 유투브 영상을 켰지만 “괜찮아요?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라고 묻는 첫 구절에서 눈물이 투투둑 흐르곤 하는 나날이었다. 답답했고 내 행복은 여기에 있지 않았다.

“ 여긴 오성급 호텔 같아. 여행을 왔는데 너무 비싼 호텔에서 장기 투숙 하는 느낌이야. 나 하곤 어울리지 않지. 나는 깔끔한 화장실과 깨끗한 침대만 있으면 충분한데 이 곳은 특급호텔 같아. 어차피 여행하는 동안 호텔에서 잠만 잘건데 말이야. 우리 잠시 떠나서 사성급, 삼성급 호텔에서도 살아보자. 아직 젊잖아.“

그렇게 우리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캐나다 섬 마을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