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uld you be my 세입자?

세입자느님 구하기

by Stacey

한국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해야 할 것은 세입자를 찾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가 살던 도시는 월세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고 집보다 집을 구하는 사람이 더 많은 곳이었다. 집안 정리를 차곡차곡하고 잡지에 나오는 집처럼 깔끔하게 정리해서 사진을 찍어 부동산 사이트에 세입자를 구한다고 글을 올렸다.

당시 시누가 근무하는 병원에 레지던트들이 지방에서 오는 시기였는데 시누는 우리 이야기를 듣고 아주 자신 있게 레지던트들 중에서 세입자를 구해보겠다고 했다.


한 달 두 달이 되어도 집을 보겠다는 레지던트는 없었다. 나는 초조해져 갔다. 한국 가겠다고 멀쩡히 다니던 회사도 관두고 남편은 회사에 어렵게 허락도 구해놓은 상태인데 첫 단추부터 잘 꿰어지지 않았다. 출국 일주일 전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출국준비를 하던 중 잊고 있었던 facebook market place를 통해 누군가가 집을 보러 갈 수 있냐고 문의가 왔다. 이름을 보고 일본인으로 추정할 수 있었고 일본인들의 자기 것이 아닌 것에 관해서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성향을 고려해 볼 때 나는 세입자로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어서 오시라! 맘속으로는 계약서를 이미 프린트해놓은 상태였다.

다음 날 아담한 두 일본인이 우리 집을 보러 왔고 나는 실적이 저조한 부동산 중개업자 마냥 이번 거래는 반드시 성사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최선을 다해 이 집의 장점을 설명해 줬다.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은 아파트이지만 정원이 딸린 우리 집을 꽤나 맘에 들어했다.

방문자는 집을 꼼꼼히 둘러보고는 이 집이 맘에 들고 계약하고 싶다고 한다. 그렇지만 계약자 당사자는 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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