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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앤 Oct 07. 2022

지구수호일지 프로젝트 (3)

지구를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루루네 프로젝트 "지구 수호 일지"

2022. 10. 7. 금요일           



“엄마 아빠가 환경 너무 하니까~ 그래서 나는 더 하기 싫은 거 같아.”     


세계의 멸종 동물들이 나오는 환경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열심히 읽어주고 있는데,

뜬금없이 루신이가 훅~! 던지는 한마디.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웠지만, 순간 침착함을 유지하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      


“오, 그래? 루신아 그래 그래! 좋아~ 그렇게 네 생각을 말해줘~! 그래야 엄마 아빠가 루신이 생각을 알 수가 있지, 말 잘했어!!” 엄지까지 척!     


생각지 못한 엄마의 반응에 루신이도 당황을 했는지 살짝 움찔 했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이라 기분이 나쁘지 않아보였다.      

“루신아 이리 와봐,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엄마에게 말해줄래? 너무 궁금하다!”

루신이는 슬금슬금 내 옆으로 와서 말을 했다.      


“아니~ 하나씩 천천히 보면 좋은데, 엄마 아빠가 한 번에 몰아서 책을 빌려오니까~”



도서관에서 빌려온 환경 관련 책들


그렇다.

루신이의 말은 너무나 맞는 말이었다.

나와 남편은 지역 도서관에 자주 가는데, 갈 때마다 환경에 관한 책을 몽땅 빌려왔다.

뭐 하나에 꽂히거나 뭘 시작하고자 하면 에너지가 몰아쳐서 생기는 남편과 나의 비슷한 성향이

이런 사태를 초래하고 말았다.  보다 못한 우리 아들이 지적을 했다.   

   

“아.. 맞어, 엄마 아빠가 막 환경 책을 몽땅 빌려오니까 루신이가 부담 됐구나?

그런데 이거는 다 엄마 아빠가 공부하고 싶어서 그런거니까 루신이가 다 안 봐도 돼~

그리고 이게 엄마 아빠 스타일이야~ 하하하“     


나는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싶어서 우리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 혼자 좋아서, 나 혼자 열  면서 열심히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이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 싶은 프로젝트이다.

나는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루신이의 모습이 여전히 지워지지가 않는다. 우리 아들은 다 까먹었는지 모르지만, 모른 척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다시 루신이에게 그때의 마음을 물어보았다. 루신이는 앞으로 나랑 동생, 그리고 앞으로 이 세상에 살게 될 미래의 아기들이 지구에서 살지 못하게 될 것이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지구에 살 수 있어서 좋다고. 살아 있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했다. (크.. 감동이다!)


그래, 그 마음은 우리 루신이 뿐만이 아니라, 엄마 아빠도 같은 마음이라고.

 다른 어른들도, 다른 어린 친구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그래서 엄마는 루신이의 그런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고, 그 마음을 모아서 지구를 위한 일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루신이에게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누나를 소개해줬다.

UN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각국 정상들에게 똑부러진 눈빛과 말로 ‘환경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미래 세대들이 당신들을 보고 있고, 실망시킨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연설한 영상을 보았다. 지금 이세대의 어른들은 미래 세대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미래 세대들을 그린세대라고 부른다. 우리 루루남매와 우리 지역 아이들이 그린세대이다.

환경에 관한 책을 보고 6살인 루하는 방 곳곳에 있는 콘센트를 다 끄고, 코드를 뽑았다. 루신이는 운동장에 널부러져 있는 각종 쓰레기를 손으로 직접 주었다. 우리 그린세대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참... 고마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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