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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Dec 01. 2019

한국사학과를 가고싶었던 나

고등학교 시절의 나



'왜구' 소리를 듣던 초등학교 시절을 거쳐 고등학생이 되었다. 진로교육시간은 자습시간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내 스스로 진로를 찾아야 했다. 신기하게도 역사시간에 겪은 수많은 불안을 거쳐 나는 국사학도를 꿈꾸었다. 특히 일제강점기가 공부하고 싶었다. 나의 오랜 불안에 부딪치고 그 속에서 내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아마 한국에서 역사를 공부했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 과목에서 국사과목의 등급이 가장 낮았다. 사극은 정말 싫어했다(지금도). 알 수 없는 나의 취향 속에서 국사학과들에 지원했다. 어떤 대학은 붙고 어떤 대학은 떨어졌다. 결정 끝에 입학한 대학은 인문학부 단위로 선발했기 때문에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했다. 그래서 1학년은 교양과목으로 시간표를 채웠다. 한국사 개론이나 임나일본부설 등 내가 궁금했던 역사과목을 수강하며 1년을 보냈다. 이제 전공을 선택할 시간이 왔다.


운이 좋게도 1년 동안 생각보다 높은 학점을 받았다. 많은 인문학부생이 소망하던 심리학과와 내 소신이었던 한국사학과 중 고민했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생각 끝에 내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장면인 심리학과에 진학했다. 전공의 미래가 보다 밝을 것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사는 교양과목이 많았기에 그를 통해 나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점차 식어갔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논쟁과 당파싸움에 지치기도 했다. 그렇게 역사를 서서히 멀리했다.


여기까지가 나의 소소한 전공 선택 스토리이다. 이렇게 역사를 외면하다보니 멍청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반성이 들어 최근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쳤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에!


덧붙이자면 엄마는 학창시절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하나도 배우지 않았으며, 한국에 와서 처음 알게되었다고 한다. 일본에게 있어서 한국은 그저 역사 책의 한 페이지 정도를 차지하는 스토리일 뿐인 것이다. 교육 자체가 없으니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반성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잡다단한 역사와 국제 관계.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가에 앞서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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